[산업 막전막후] "더 싸게 팔지 말라" 금호타이어 재판행..공장부지 이전도 '빨간불'

윤성훈 기자 2021. 10. 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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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 넘어 산이란 말이 있죠.

국내 타이어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가 요즘 처해 있는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이런저런 소송에 휘말린 데다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의 공장 이전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있어선데요.

그야말로 첩첩산중입니다.

금호타이어의 대주주인 중국 더블스타의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대체 이 회사 상황, 얼마나 안 좋은 걸까요?

최근엔 타이어 대리점 갑질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고 하는데요.

윤성훈 기자가 관련 이슈 정리했습니다.

[기자]

최근 금호타이어는 독점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 7월까지 온라인 판매 업체에 최저 판매 가격을 설정해 통보했는데요.

만약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를 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실제로 이를 준수하지 않은 업체에는 비싼 가격에 타이어를 공급했습니다.

[이장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판매하는 사람들도 자기 입장에서 마진을 덜 받고 많이 팔고 싶으면 그럴 수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거래 자체를 규제한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선 더 싸게 타이어를 살 수 있는 기회를 뺏긴 셈인데요.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재작년 칼을 빼 들었습니다.

금호타이어에 과징금 48억35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두고 벌금 5천만 원으로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다르게 봤습니다.

약식기소로 끝낼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정식 재판으로 회부한 겁니다.

[앵커]

대리점 갑질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금호타이어는 현재 어떤 입장이죠?

[기자]

금호타이어는 조사 이후 해당 행위를 중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과징금 납부를 완료한 점과 공정거래법상 관련 규정에 대한 처벌 규정이 삭제된 점을 감안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금호타이어의 소송 리스크가 여기서 끝이 아니죠?

통상임금 관련 파기환송심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5년 금호타이어 직원 5명은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급분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회사가 상여금을 제외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수당을 지급했다며 이를 포함해 과거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원고 일부 승소, 2심에선 회사가 승소했지만, 올해 3월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다시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노동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재판 결과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현재 회사의 재정상황으로는 지급 능력이 없다"며 "통상임금 파기환송심의 결과는 앞으로 경영정상화에도 영향을 미쳐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이 문제로 공장부지 이전 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밀린 임금 2천억 원 가량을 지급하게 되면 공장부지 이전에 필요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타이어의 보유 현금은 1천억 원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383억 원, 순손실은 5202억 원에 달합니다.

새 공장을 짓는데 1조 원 넘게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2천억 원의 임금까지 지급해야 한다면 공장 부지 이전을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금호타이어의 공장부지 이전은 통상임금 소송과는 별개로 또 다른 벽에 부딪힌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광역시 송정역 인근인 현 공장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 매각한 뒤 그 자금을 활용해 새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광주시가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현재처럼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선 법적으로 부지 용도 변경이 불가하다는 겁니다.

[광주시 관계자 : 이전 적지라는 것은 공장이 옮긴 후의 부지를 이전 적지라고 합니다. 공장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이전 적지가 해당이 안 됩니다. 공장 이전 부지를 모색한 후에 협상을 하자는 뜻입니다.]

[앵커]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이 상황을 타개할 묘수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대책 같은 게 있습니까?

[기자]

다급해진 금호타이어는 결국 용도변경 없이 부지 매각에 나섰습니다.

부지 매각으로 이전 자금을 우선 조달해 새 공장을 짓겠다는 겁니다.

현재 매각주간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최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부국증권과 호반건설 컨소시엄과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드는데요.

대주주인 중국 더블스타는 일련의 사태에 아무런 입장이나 대응 방안을 내놓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주주로서 지위만 유지하고 현지 경영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 뭐 이런 뜻인가요?

[기자]

최근의 상황과 관련해서 금호타이어 대주주인 중국 더블스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더블스타는 6천억 원을 투자해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확보하면서 대주주로 올랐는데요.

그런데 통상임금 지급, 공장 부지 이전에 대한 추가 투자 움직임은 전혀 없습니다.

공장부지 이전이 완료되면 더블스타 입장에선 6천억 원만 들여 새로운 생산 공장을 얻는 것은 물론 수천억 원대의 차익도 얻을 수 있게 되는 건데요.

이 때문에 더블스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매각 자금 활용에 대해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 : 매각 부지가 천문학적인 숫자가 나오게 될 텐데 그것을 단순히 공장 이전하는 데만 쓰고 나머지를 더블스타 가져가게 된다면 실제로 국부가 유출되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들이 마련돼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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