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른다"..M&A시장 소규모 지분 거래만 활발

박창영 입력 2021. 10. 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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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최대 경영권인수 시장
금리 인상·증시 조정 이유
소수 지분거래로 숨고르기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티빙
지분일부 3천억에 매각추진

◆ 레이더M ◆

인수·합병(M&A)시장에서 소수 지분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주식시장 조정으로 기업가치 고평가 우려가 제기되면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보다 소수 지분 투자로 돈이 몰리는 모양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무라증권 주관으로 진행 중인 티빙 소수 지분 투자 유치 거래에 국내 다수 PEF 운용사가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수령했다. 거래 대상은 3000억원 규모 티빙 신주다. IB 업계에서는 이번 소수 지분 투자에 성공한 기업은 티빙 주식 10~20% 상당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관측한다.

티빙은 투자 유치 후 1조5000억~2조원대 기업가치를 겨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현재 약 150만명으로 알려져 있는 유료 가입자를 바탕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에서 활용하는 기업가치 평가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티빙은 2023년 유료 가입자 800만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오징어게임' 등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로 국내 OTT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티빙이 유료 가입자를 목표치 절반만 달성해주더라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100%를 넘나드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에는 10개가 넘는 기업이 뛰어들었다.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매각 주관사단은 KT, 호반건설,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글랜우드PE 등 18개사를 적격 인수 후보(숏리스트)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근래 들어 성공리에 소수 지분 거래를 마친 기업도 여럿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9일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1800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공시했다. 에너지·인프라스트럭처 전문 자산운용사 삼천리자산운용은 지난달 신재생에너지 개발·운영 기업 대명에너지 지분 약 1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프리드라이프 지분 10%를 지난달 500억원에 마스턴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커져가던 국내 바이아웃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소수 지분 딜은 늘어나는 배경에는 금리 인상이 있다는 해석이다. 보통 기업 경영권 인수 거래에서 가장 활발한 형태는 인수금 상당 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하는 레버리지 바이아웃(LBO)이다. 매입 대상 기업 지분을 담보로 삼아 40~70%가량 인수금융(기업 인수를 위한 대출)을 활용한다. 이에 투자를 단행한 기업으로서는 이자율이 상승하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피인수 기업 가치를 훨씬 더 가파르게 높여야 한다.

주식시장이 조정 국면을 맞이한 것도 바이아웃에는 부담이다. 향후 국내 기업 주가 향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가운데 현재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경영권을 인수했다가는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약 1년 반 동안의 증시 활황으로 인해 기업 오너들은 본인 기업 가치에 대한 눈높이가 상당히 높은 상태"라며 "이에 매각 측이나 인수 측이나 부담이 적은 소수 지분 거래가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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