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학 영재는 수도권에 많다? 영재학교 60.5% 차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어려서부터 수학과학 공부에 탁월함을 보이는 학생들은 일찌감치 영재학교 준비를 한다. 중학교에 이르면 영재학교 입시 준비는 매우 치열해진다. 하지만 이 학교의 정원 수는 2022년 합격예정자 기준, 전국 8개교 838명에 불과하다.
이들 중 507명이 서울·경기 출신이다. 이상한 일이다. 서울경기 지역에 유독 영재가 많이 태어나는 것일까.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의 64.9%에 해당하는 329명이 수도권 사교육 밀집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다.
수도권 쏠림 해결하려 내놓은 교육부 개선방안
본 단체는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국회의원과 함께 작년 국정감사부터 영재학교 입학생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했다. 이는 지역 영재교육을 망가뜨리고, 사교육 과열지구 중심의 만들어진 영재를 교육시킴으로 영재학교의 설립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교육 불평등 문제까지 야기한다.
▲ 영재학교 수도권 출신 비율 . |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교육부의 개선방안이 적용되어 입학전형을 치른 올해 8월, 합격자 발표 결과를 살펴보면 얼마나 실효를 거두었는지 알 수 있다. 분석 결과, 전국 8개 영재학교의 합격예정자 838명 중 60.5%에 해당하는 507명이 서울·경기 지역 중학교 출신으로 나타났다.
▲ 영재학교 소재지역 출신 vs 수도권 출신 비율 비교 . |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유일하게 광주과학고만 소재 지역 중학교 출신이 46명으로 서울·경기 지역 26명보다 많았다. 이 학교는 지역인재전형을 별도로 두고, 정원의 50%를 선발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학교 자율에 맡길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에 적용했어야 했다. 아무리 문화자본이 풍부한 수도권이라 할지라도, 영재가 수도권에만 과반수 이상 배출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이미 작년부터 제안해왔다. 지원자가 속한 광역시·도 1곳에만 지원하게 하면 된다.
사교육 과열지구에서 합격자가 쏟아지는 것 역시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중학교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평가문항,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측정하기 어려운 선다형, 단답형 문제가 지나치게 많이 출제되다보니 영재학교 지원자들은 사교육에 의존하는 게 유리하다. 대학 수준의 수학·과학 교육과정, 과학 올림피아드 경시대회 준비와 기출문제 대비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영재학교 지원자들의 일상적인 사교육이 된지 오래다.
▲ 프랜차이즈 학원의 영재학교 대비반 커리큘럼 . |
ⓒ 영재학교 대비 학원 |
영재교육 정상화는 위탁교육 체제
전세계적으로 영재학교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궁극적으로 영재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시도교육청 산하에 영재발굴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이 분야에 위촉된 전문가들이 영재의 잠재력을 발견해 선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해 영재학교가 생략한 고교 교육과정을 필수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전국 8개 영재학교는 경쟁적으로 대학의 전공 수준 이상의 교육과정을 편성하려고 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을 초압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결국 영재학교 입학을 원하는 초․중학생에게 과도한 선행학습을 요구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선발된 영재들은 일반고에서 다양한 동료들과 어울리는 교육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한 부분만 시도교육청 산하 영재발굴센터에서 해당 분야의 위탁교육을 받는 방식으로 체제를 전환해야 한다. 영재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교육부의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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