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스닥' 추가상승, 게임·콘텐츠株에 달렸다

김제관,강인선,차창희 입력 2021. 10. 20. 17:36 수정 2021. 10. 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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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흥행에 기대감
개인, 미디어·콘텐츠株 매수
나스닥 기술·성장株 큰 반등
미국발 훈풍에 영향 받은 듯
"실적 따른 상승 아냐" 우려도
코스닥이 개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천스닥'을 회복한 가운데 추가 상승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코스닥은 전날보다 3.73포인트(0.37%) 내린 1001.62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3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코스닥은 이날도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매물이 출회되며 소폭 밀렸다. 하지만 장 마감까지 1000선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에코프로비엠(-0.51%) 엘앤에프(-3.34%) 등 2차전지 관련주와 펄어비스(-2.04%) 등 게임주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CJ ENM(3.08%) 스튜디오드래곤(2.15%) 등 미디어·콘텐츠주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은 앞서 지난 19일 11거래일 만에 1000선을 재탈환했다. 코스닥은 지난 6일 올 들어 가장 큰 일일 낙폭(3.46%)을 보이며 922.36까지 속절없이 밀렸으나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최근 코스닥 상승세가 미국발 훈풍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역대 최고치 수준에 다가섰다. 이날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74% 오른 4519.63에 마감했고, 나스닥지수 역시 0.71% 뛴 1만5129.09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역대 최고치보다 0.58% 낮은 상태이며,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나스닥지수도 9월 역대 최고치에서 1.78% 낮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시장, 특히 나스닥에서 큰 폭의 반등이 나오면서 기술주·성장주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이에 따라 성장 기업들이 모여 있는 코스닥 시장이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순매수가 집중된 배경에도 미국 증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와 넷플릭스가 미국 증시의 안도 랠리를 이끌면서 테슬라 밸류체인에 포함된 2차전지 소재주와 '오징어게임' 흥행과 관련된 엔터테인먼트·콘텐츠주가 급등했고, 개인투자자들이 이들 업종에 대해 대거 순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오징어게임' 흥행 관련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한국 배터리업체가 해외 완성차업체와 합작사를 세운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개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인은 천스닥 회복을 이끈 주체로 지목된다. 지난 15일부터 4거래일 내내 동반 순매도에 나선 외국인·기관과 달리 개인은 매 거래일 '바이 코스닥' 행보를 이어갔다. 이 기간에 개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4670억원에 달한다. 투자자들 관심은 코스닥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최근 지수 상승은 실적 개선에 따른 시장 전반의 상승이 아닌 2차전지와 콘텐츠 등 특정 업종에 수급이 몰리면서 빚어진 것으로, '상승의 질'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한국 경제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꺾였기 때문에 코스닥 전체적으로 상황이 좋기는 어렵다"며 "현재 뜨고 있는 테마주들 변동성이 큰 것도 약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 강세로 인한 낙관론 확산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팀장은 "최근 미국 증시 랠리는 시장 변동성이 크다 보니 투자자들이 안전한 투자처로 몰린 결과"라며 "미국과 신흥국 증시를 동일 선상에서 바라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주력 업종의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2차전지 소재주는 밸류에이션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추가 상승보다는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소재·장비주 역시 반도체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투자 관련 소식이 나오면 주가가 간헐적으로 오를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 센터장은 "현재 코스닥 시장은 고점은 낮아지고 저점도 낮아지는 약세장 흐름에 있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미국 증시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정 팀장은 "정보기술(IT) 업종은 업황은 좋지 않지만 최근 조정을 받아 주가가 많이 싸진 만큼 수급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콘텐츠주도 2차전지주와 달리 시가총액이 크지 않아 주가가 크게 오를 여지가 있다. 게임주는 메타버스 열풍을 타고 지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관 기자 / 강인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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