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비웃는 총파업..지하철 무정차 통과, 학교 돌봄 차질
도심 곳곳 게릴라 시위
서대문 사거리 기습시위로 혼잡
경찰, 광화문~시청역 차벽·펜스
시민들 "정치 영향력 위한 파업"
중대본 "방역상황 위협" 우려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서 진행된 서울 집회는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의 대회사로 시작했다. 윤 직무대행은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근로자만 1100만명이 넘고 5인 이하 작업장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도 적용받지 못한다"며 "이게 나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자본과 정권이 아무리 민노총을 협박해도 우리는 굴하지 않는다"며 "고소한다고 해서 우리의 투쟁의지는 꺾이지 않는다"고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을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측에 따르면 서울 대회에만 약 2만7000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주요 도심에 차벽을 세우는 등 경찰력을 배치했다. 광화문 앞에서부터 세종대로를 이어 시청역까지 차벽과 펜스를 세워 통행을 통제했다. 광화문광장을 가로지르는 차벽은 서대문 방향 새문안로부터 종각역까지 이어졌다. 서울 광화문역·시청역·종각역·경복궁역·안국역 등 5개 역은 시민 안전을 위해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2시 10분까지 무정차 통과해 시민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대규모 집회로 인해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김유선 씨(48)는 "여름에도 방역수칙을 어기고 집회를 해서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왜 또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면서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노동자들을 위한다는 게 별로 느껴지지도 않고 그냥 힘자랑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윤성 씨(25)는 "며칠 춥다가 날씨가 따뜻해져서 나왔는데 교통이 막혀서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의 파업으로 일부 지방자치단체 행정이 멈추기도 했다. 조합원 15만명인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는 이날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민원 행정을 멈추는 파업에 들어갔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등이 구성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학교 내 급식, 돌봄 업무를 중단했다. 배달노동자로 구성된 배달노조도 1000명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끄고 파업에 동참했다. 일부 지자체에선 급식·돌봄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대체급식을 지급하거나 학교 관리자가 업무를 대체했다.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와 방역당국은 대규모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해왔다.
파업이 정치적 목적으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총파업 의제는 △재난생계소득 지급 △비정규직 철폐 △부동산 투기 소득 환수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 △주택·교육·의료·돌봄 공공성 강화 등이다. 김준용 국민노동조합 사무총장은 "누가 봐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민주노총이 강행한 서울 도심 집회의 불법 행위를 전담 수사할 수사본부를 편성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집회가 종료된 이후 낸 입장문에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67명 규모 수사본부를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이어 "서대문역 등 도심권 일대에서 대규모 불법 집회를 강행한 집회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들에 대해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집회 주최자는 불법 행위 책임자들에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집회 중에 일부 장소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있었지만 부상자나 연행자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영욱 기자 / 문가영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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