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겪으면서 음악이 건네준 희망 발견"
음악은 인류 위해 탄생
따뜻한 클래식·재즈·민요로
코로나 두려움 덜어주고파
팬데믹 이후 자연에 관심
지구에 책임감 가져야
요요마는 20일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당시 체육관에 있던 한 노신사의 얼굴을 보고 음악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는 내가 연주하는 내내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그야말로 음악을 들이마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무척 사랑스러운 장면이었다"고 했다.
요요마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 오는 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그의 음악회 주제는 '위로와 희망의 노래(Songs of Comfort & Hope)'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연말 발표한 그의 음반 제목 그대로다. 그는 한국 팬들에게 앨범 수록곡인 사이먼앤드가펑글 '스카버러 페어(Scarborough Fair)' 미국 전통민요 '셰넌도어(Shenandoah)' 재즈음악가 세자르 카마르고 마리아노 '크리스털(Cristal)', 멘델스존 '무언가(작품번호 109)', 블로흐 '유대인의 생애', 드보르자크의 '네 개의 낭만적 소품(작품번호 75)', 시벨리우스 '그것은 꿈이었는가(Was it a Dream?)' 등을 연주한다. 요요마 만이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장르 프로그램으로, 하나같이 따뜻하고 서정성 넘치는 작품들이다. "음악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음악을 통해 우리는 시공을 초월해 많은 추억들과 연결되죠. 예컨대 첫 번째 데이트 때 흘러나왔던 음악일 수도 있고 아기의 탄생을 기념하며 들었던 음악일 수도 있어요. 이런 음악을 들으면 우리는 위로를 받게 되죠. 이번에 제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관객들은 저마다의 추억과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요요마는 팬데믹 시대에 음악이 주는 치유의 힘을 강조했다. "저는 음악이 인간에게 봉사(service)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믿습니다. 지난해 봄 코로나19가 시작된 뒤 저는 사람들을 돕고 싶었고, 내가 무엇으로 봉사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래서 지난 수년간 제가 위로받았던 음악들을 연주해 '#Songsofcomfort'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세상에 내보내기 시작했죠. 말 그대로 '위로의 노래 프로젝트'였어요. 제 음악을 들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잠시나마 두려움과 불안감이 걷히고 음악이 건넨 휴식과 한 가닥 희망을 발견하게 돼 무척 기뻤어요. 저는 팬데믹을 지나며 우리는 여전히 음악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더욱 확신하게 됐어요."
코로나19 이후 요요마의 관심은 인류를 위한 음악에서 자연을 위한 음악으로 한 발 이동했다. 지금까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데 주력해 왔다면, 이제는 인류와 자연과의 연결을 추구한다.
"제게 팬데믹은 인류와 자연 사이의 관계에 대해 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인류가 서로에게 책임감을 갖는 것처럼 우리의 집인 지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거죠. 저는 지난 수십 년간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책임감을 상기할 수 있게 노력했어요. 그리고 이제는 사람들이 자연에 보다 책임감을 느끼도록 돕고 싶어요. 이건 다음 세대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에요."
이번 연주회에는 그의 평생 음악 동료인 피아니스트 캐서린 스톳이 함께한다. 1987년 리즈 콩쿠르에서 입상한 스톳은 1985년부터 요요마와 연주를 함께해왔다. 이번 '위로와 희망의 노래' 음반 녹음에도 참여했다.
"한국 관객들은 늘 새로운 것에 열려 있어요. 한국에는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새로운 것을 탐험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공존하죠. 한국에서의 연주는 마치 오랜 옛 친구를 만나는 것 같은 일이에요."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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