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발사→비행→성패'..누리호 이제 '지상부터 우주까지'

고흥(전남)=변휘 기자 입력 2021. 10. 20. 17:04 수정 2021. 10. 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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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0일 발사대로 옮겨져 수직으로 일어서는 '기립'을 완료했다. 21일 오후 발사 초읽기에 돌입했지만, 안심은 이르다. 위성 모사체를 고도 700㎞의 궤도에 올려놓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신형 발사체의 성공률이 불과 30%에 그치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20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 종합 조립동을 출발했다. 안전을 고려해 시속 1.5㎞ 정도의 성인이 천천히 걷는 수준으로 이동했고, 오전 8시45분 약 1.8㎞ 떨어진 제2발사대에 도착했다.
발사대까지 시속 1.5㎞ '조심조심'…곧게 선 누리호
누리호 중량은 연료·산화제를 충전했을 경우 200t인데, 이를 뺀 기체무게는 20t이다. 연료와 산화제 180t을 충전하는 셈이다.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누리호의 1단 하단부, 2단 중간부 힌지 포인트를 잡고 이동하는데, 특수하지만 무진동 차량은 아닌 만큼 운행 과정에서 충격이 일정 범위 내 들어오도록 정성을 들였다"며 "탱크도 일정 압력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누리호는 오전 11시30분 기립 및 고정작업을 마쳤다. 4개의 지상고정장치는 흔들림 없이 누리호 발사체를 붙잡는데, 발사 시 엔진이 최대 추력에 도달하면 해제된다. 4개가 완벽히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만큼, 정교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기립 완료한 누리호는 이날 오후 '엄빌리칼(Umbilical) 타워' 연결을 진행한다. 발사체에 전원 및 추진제(연료·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구조물이다. 아울러 누리호에 각종 케이블 등의 연결이 정확히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기밀시험과 각종 기능점검을 거친다. 오 부장은 "엄빌리칼을 항간에선 탯줄이라고 표할 정도로 연결 기술에 신경을 써야 하고, 에비오닉스(로켓 전용 컴퓨터)와 기밀 작업 점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나로호는 선 채로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최대 관건은 날씨…마지막까지 '중단' 가능성
발사 'D-데이'는 누리호가 비행 가능한 환경인지를 판단하는 게 최우선이다. 기상 상황과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이 관건이다. 우선 기상 조건은 온도, 습도, 압력, 지상풍, 고층풍, 낙뢰, 구름 등이다. 발사 가능 온도는 -10~35℃, 습도는 25℃ 기준 98% 이하, 압력은 94.7~104kPA(킬로파스칼)이다. 지상풍은 평균 풍속 15m, 순간 최대풍속 21m가 기준이다. 특히 발사대의 지상풍 뿐만 아니라 발사체가 날아가는 경로의 '고공풍'도 따진다. 비행 경로 상에 번개 방전 가능성도 없어야 한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내일은 발사 예정 시각인 오후 4시쯤에는 고도 3∼5㎞의 중층에 구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구름층은 얇아 날씨 상황이 좋을 것"이라며 "발사에 가장 큰 지장을 주는 것은 뇌전인데, 현재로서는 대류성 구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21일 발사 시각은 오후 4시가 유력하지만, 확정되진 않았다. 두 차례의 과기정통부 등이 참여하는 발사관리위원회를 거쳐 결정하며, 정확한 시각은 발사 약 1시간 30분 전에 공개된다. 이후에도 '혹시 모를 중단'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발사체가 정상 작동하는지, 연료와 산화제 탱크가 정상 압력을 유지하는지 점검을 거쳐 실제 발사 2시간 전 연료와 산화제 충전이 시작된다. 이어 자동운용이 구동되고, 최종 전자장비 점검이 정상이면 10분 뒤 이륙한다. 최종 구간이지만, 이 과정에도 기술적 문제가 생기면 발사는 연기 또는 중단될 수 있다.
지상을 떠난 누리호, 어떻게 날까…성패까지 16분
발사대에 기립된 누리호./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을 떠난 누리호의 발사 성공 여부는 불과 16분이면 결정된다. 발사 127초 후 1단 로켓, 233초가 지나면 위성을 덮는 페어링(위성덮개), 274초 뒤에는 2단 로켓이 차례로 분리된다. 967초 뒤에는 3단에 탑재한 1.5t짜리 위성 모사체를 고도 700㎞에 올려 놓는다. 이 과정까지 차질 없이 수행돼야 '성공'으로 볼 수 있다. 성패 분석은 30분이면 가능하다. 쉽지는 않다. 나로호(KSLV-Ⅰ)도 2009년 1차 발사는 페어링 비정상 분리, 이듬해 2차 발사에선 비행 중 통신 두절 후 추락이 있었다. 발사일 연기도 여러 번이었다.

누리호가 계획대로 비행한다면 제주도와 일본 후쿠에지마에서 각각 약 100㎞ 떨어진 상공을 지난다. 1단 로켓의 예상 낙하지점은 발사장으로부터 지상거리 약 2800㎞ 해상, 페어링은 발사장에서 251km 떨어진 고도 191km에서 이뤄진다. 실제 낙하되는 예상 지역은 발사장에서 약 1514km 떨어진 해상으로 예측된다. 누리호 추적을 위해 나로우주센터와 제주도에 추적 레이더와 텔레메리트(원격자료수신장비) 안테나가 설치된다. 또 비행 후반부 추적은 남태평양 팔라우 추적소에 텔레메트리 안테나가 설치된다.

오 부장은 "기술적으로 아는 범위 내 모든 문제점, 발생 여건을 최대한 확인하고 점검·개선·보완했다. 저희들은 할만큼 했다"며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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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전남)=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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