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당들의 단일화 승부수..지역구 절반 1대1 구도

박은하 기자 입력 2021. 10. 20. 16:46 수정 2021. 10. 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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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가 19일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일본 중의원 선거는 기시다 후미오 신임 총리를 밀어주는 순풍이 될까, 9년 가까이 이어진 ‘아베·스가’ 정권에 대한 심판이 될까. 중도·진보성향 5개 야당이 단일후보를 선출한 210여곳 지역구(소선거구)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특히 여야가 1대1 구도로 맞붙는 소선거구는 140여곳으로 지난 선거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여성 입후보자 비율이 5명 중 1명에도 못 미치고, 청년층은 줄어드는 등 후보자의 다양성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자민당을 막아라” 뭉친 야당

오는 31일 치러지는 중의원 선거에 전국 289개의 소선거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총 1051명이 입후보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중의원 선거에 소선거구제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입후보자 수가 가장 적다.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국민민주당, 레이와 신센구미, 사민당 5개 야당이 전국 289개 소선거구 가운데 75%인 217곳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제2야당인 공산당의 희생이 컸다. 역대 선거에서 대체로 모든 소선거구에 후보를 냈던 공산당은 예년의 절반 수준인 105명만 출마시켰다.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 유신회는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고 94명을 소선거구에 출마시켰다.

여야 1대1 구도가 형성된 소선거구는 142곳으로 전체의 절반 가량에 해당한다. 직전 2017년 10월 총선에서 야권 단일후보 선출로 여야 1대1 구도가 펼쳐진 소선거구는 57곳이었다. 단일화에 나선 5개 야당 가운데 국민민주당을 제외한 4개 당은 탈원전, 개헌 반대, 공정한 세제개편, 부부별성제 도입 등 공동공약에도 합의했다.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은 2008년~2012년 집권한 일본민주당에서 이를 계승한 민진당에서 갈라져 나온 당으로 국민민주당은 자민당보다는 중도에 가까우나 입헌민주당보다는 보수적 성향을 보인다. 탈원전 등의 공약에 동의하지 않아 정책공약 연대는 성립하지 못했다.

5개 야당 단일후보와 자민당, 일본 유신회의 3파전으로 전개되는 소선거구는 69곳이다. 당락 예측이 가장 어려운 지역구이다.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이 지지기반인 일본 유신회는 자민·공명당의 일부 정책에도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들 지역구에서 여야 지지표는 어디로 분산할지 알 수 없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단일화 배경과 예상 효과는?

야권은 후보 단일화 효과로 의석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민·공명 연립내각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여론이 63%에 달하고, 비례투표 지지율도 자민당(44%)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12%)을 비롯한 여타 야당들을 압도하고 있지만 야5당은 소선구제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거둬 의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대대적인 야권단일화는 소선거구제 특성상 이번 선거에서 단합하지 않는다면 공멸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직전 중의원의 정당별 의석수를 보면 비례대표를 포함한 전체 465석 중 자민당이 276석, 공명당이 29석으로 전체 의석의 65.6%을 차지했다. 이번에 후보 단일화에 나선 야권 5당의 의석을 모두 합해도 131석(28.2%)에 그친다. 2017년 선거에서 최대 야당이었던 민진당은 선거를 앞두고 입헌민주당, 희망의 당, 국민민주당으로 분열하고 이는 여당이 의석 3분의 2를 휩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후 희망의 당은 2018년 입헌민주당과 합당했다.

자민당은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 명분없는 단일화라고 공세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야권 연대의 핵심축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지지자 간의 분열을 공략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8일 일본 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공산당은 자위대가 위헌이라며 일미(미일)안보조약의 폐기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NHK 프로그램에 출현해 “헌법관도, 안보 정책도 제각각인 정당 간의 선거 협력”이라고 말했다.

자민당은 단독 과반인 233석 확보를 총선 목표로 잡았다. 지지율상 과반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나 당의 간판인 기시다 총리의 인기가 오르지 않는다는 점은 자민당으로서는 고민이다.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 지지율은 50% 안팎으로 역대 정권과 비교하면 바닥권이다. 일본 유권자들은 기시다 총리에 대한 ‘불호’가 강하다기보다 아예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소선거구 유세 현장에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패한 고노 다로 당 홍보본부장이 등판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단일화는 이뤘지만 ‘간판스타’가 부족한 야당으로서는 위협적인 부분이다.


■여성·청년 부족한 정치

일본 정치의 문제점으로 꼽혀온 다양성 부족은 이번 입후보자 구성에서도 두드러진다. 입후보자 1051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17.7%이었다. 사민당(60.0%)과 공산당(35.4%)이 가장 많았고, 입헌민주당은 평균을 조금 넘는 18.3%였다. 자민당은 9.8%, 공명당은 7.6%에 불과했다. 이번 총선은 후보자 남녀 균등법‘이 시행된 후 치르는 첫 총선이라는 점에서 여성 후보 비율에 관심이 쏠렸지만 여성 후보자 비율은 직전 선거(17.8%)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청년층의 출마도 줄었다. 전체 입후보자 가운데 20~30대는 9.4%에 그쳤다. 20~30대 후보 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70세 이상 고령 출마자는 97명으로 태평양전쟁 이후 역대 가장 많았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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