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 알을 깨고 나온 [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1. 10. 2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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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우 한소희,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한소희가 알을 깨고 나왔다. 아름다운 외모로만 기억되고 싶지 않다는 그에게 넷플릭스 새 시리즈 ‘마이 네임’(감독 김진민)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됐다.

“외적인 건 빈껍데기예요. 제 마음이나 주체성, 연기에 대한 열정을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면 절대 예쁘게만 연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일부러 망가진다기 보다는 많은 면을 보여주고 싶거든요. 그게 예쁘지 않더라도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한소희는 20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여성 누아르물 ‘마이 네임’을 택한 이유부터 박희순, 안보현, 이학주, 장률 등 남성 동료들과 어깨를 겨룬 소감, 배우로서 지향하고픈 정체성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한소희 같지 않다’라는 평, 제일 좋았어요”

‘마이 네임’은 지난 15일 공개 이후 전세계 TV쇼 톱4위를 차지하며 또 한 번 K콘텐츠물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 중심엔 한소희가 있었다. 아빠의 복수를 꿈꾸며 경찰 조직에 잠입하는 ‘언더커버’ 지우 역을 맡아 현란한 액션을 소화해냈다.

“초반 촬영을 시작할 당시엔 운동의 ‘운’자도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여성 혼자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이 작품이 액션까지 결합된 터라 선택하게 됐죠. 물론 중압감과 부담감, 긴장감이 굉장했어요. 그 때 김진민 감독이 ‘신 하나에만 집중하라. 계산하지 마라’고 주문했고 ‘만약 한소희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란 질문을 많이 해줘서 매 장면 더 몰입할 수 있었죠.”

액션 연기엔 작은 부상도 많았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많이 다치기도 했죠.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요. 저 말고 대역도 똑같이 다치는 상황이라 아프다고 엄살떨 수도 없었고요. 또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몸을 만든 터라 많이 먹기도 했어요. 그래서 버텼고요.”

평소 44kg이었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53kg까지 몸을 불렸다.

“액션 연습을 열심히 하다보니 먹는 양도 늘어나더라고요. 박희순 선배가 근육으로만 10kg 늘렸다고 말했지만, 절대 그런 건 아니고요. 지방이 반 이상 돼요. 하하. 그래야만 버틸 수 있는 몸 상태라 자연스럽게 살이 쪘죠.”

여러 노력 덕분에 그의 연기에 대한 후한 평가가 쏟아졌다. ‘포스트 전지현’이란 평도 나왔다.

“‘한소희 같지 않다’는 평이 정말 좋았어요. 제 한계를 작게나마 뚫은 느낌이거든요. ‘여러분, 저도 이런 것 할 수 있습니다. 지켜봐주세요’란 마음이 자꾸 생기고요. 좋은 욕심으로 바뀐 것 같아요. 더 다양한 각본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친오빠 같은 이학주·사촌오빠 장률·동네오빠 안보현”

박희순, 이학주, 안보현, 장률과 함께한 그는 ‘독수리오형제’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박희순 선배가 대장이에요. 이학주, 안보현, 장률 오빠가 동갑이고요. 저 혼자 여자라서 액션스쿨 다니면서 걱정도 많았는데, 편견없이 절 많이 챙겨주더라고요. 이학주는 친오빠 같았고, 장률은 사촌오빠, 안보현은 동네 친한 오빠 같았죠. 주기적으로 볼 것 같은 사람들이에요.”

특히 이학주는 팀내 분위기 메이커였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종합편성채널 JTBC ‘부부의 세계’ 이후 두번째 작품이다.

“‘부부의 세계’ 할 땐 이학주가 굉장히 진중하고 과묵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근데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굳이 안 봐도 되는 것들도 알게 되면서 엄청 친해졌죠. 하하. 엄청 재밌는 사람이에요. 모두가 분위기 메이커로 꼽을 정도로 유쾌하고 말도 많은, 재밌는 오빠였어요.”

그가 이번 작품으로 얻은 건 사람들 뿐만은 아니었다.

“체력관리가 연기와 닿아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마음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몸으로도 하는 거라는 걸 알게 됐죠. 환경이 받춰줘야 집중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가 해내야하는 거라는 것도요. 진심으로 연기하면 통한다는 진리도 얻게 됐죠. 진심으로 연기하면 시청자에게 제 마음이 전해진다고요.”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해질 때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조심스럽게 내디디며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다.

“아직도 제 자신을 잘 몰라서 자아부터 성립되어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 이뤘을 땐 ‘롤모델’처럼 선배들의 길을 따라가는 힘이 생길 것 같아요. 시즌2는 어떻게 나올 것 같냐고요? 아휴, 시즌2 하면 저 죽을 것 같은데요. 하하. 뭘 보여줘야할지 모르겠는데, 초능력이라도 써야할 것 같은 기분이네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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