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극심한 분양가뭄..무주택자들의 선택은?

신연수 입력 2021. 10. 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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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이후로 줄줄이 분양 연기
실수요자 내집마련 전략
서울 분양 작년 5분의 1 수준
9월까지 5785가구 공급 그쳐
둔촌주공·방배5..연내 분양 무산
청약 당첨 경쟁 더 치열해져
사전청약 적극 노려야
25일부터 수도권 2차 청약 시작
불입액 1000만원대 후반 당첨권
실제 입주까지 최소 5~6년 걸려
사진=연합뉴스


올해 서울에서 ‘분양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은 강동구 ‘둔촌주공’, 서초구 ‘신반포15차’ 등 주요 재건축이 시공사와의 갈등, 분양가 산정 문제 등으로 공급 일정이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청약 대기 수요가 쌓이면서 당첨 경쟁률과 가점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새 아파트 공급이 지연되면서 강남권 재건축이나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전청약 등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되 당첨 확률이 낮다면 기존 주택 매입도 고려할 것을 추천한다.

 ○올해 서울 분양 지난해 20% 수준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공급한 아파트는 총 5785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8711가구)과 비교하면 20.1%에 머물렀다. 이 중 조합원 분양이나 임대 등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만 따지면 지난해(1~9월) 9764가구에서 올해 1666가구로 82.9% 급감했다.

연말까지 분양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교체, 분양가 산정 문제 등으로 분양 일정이 미뤄진 단지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서초구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원펜타스는 총 641가구 중 263가구를 연내 일반분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합이 최근 이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법적 쟁송에서 패소하면서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서초구 ‘방배6구역’(1131가구·일반분양 676가구)도 지난달 DL이앤씨와 특화설계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둔촌주공, 방배5구역 등 대형 사업장도 마찬가지다. 둔촌주공은 총 1만2032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예비 청약자의 관심이 높다. 조합 집행부가 교체되고 분양가를 다시 산정하는 절차에 들어가면서 일반분양이 일러야 내년에 이뤄질 전망이다. 서초구 방배5구역은 사업성 판단 지표인 비례율(총 사업이익을 권리가액으로 나눈 수치) 조정 문제로 조합원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조합이 비례율 상향을 추진하면서 조합원 분양가격이 올라가 일부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부담금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3080가구 중 168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배정돼 있다.

강남구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은 철거 과정에서 발견된 오염토 정화와 분양가 산정 문제로 내년께 분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송파구 ‘잠실진주’도 특별건축구역 지정으로 인한 설계 변경을 반영해 관리처분변경인가 등을 거쳐야 해 연내 분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북권의 동대문구 이문1구역,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 등도 내년 분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역대 최다 청약 기록 경신

서울 내 청약 대기 수요가 쌓이면서 당첨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올 들어 서울에서 분양한 12개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63 대 1에 달했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88.2 대 1)의 두 배에 육박했다. 지난달 28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는 389가구 모집에 13만1447명(337.9 대 1)이 몰려 서울 역대 최다 청약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당첨 가점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에선 81점짜리 통장이 나왔다. 이 단지 최저 당첨 가점은 66점. 최소 4인 가족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올 들어 강남권 재건축 중 유일하게 분양한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선 만점(84점)짜리 통장이 나오기도 했다. 7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을 채워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새 아파트 공급이 지연되면서 기존 아파트에서도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남권에선 신축이나 재건축 아파트 몸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들 지역은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에서 나온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 규제로 대출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현금부자’나 ‘갈아타기’ 수요가 끊이지 않으면서 한 번에 수억원씩 뛴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8차’ 전용 210㎡는 지난달 72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7월(66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6억원 뛰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도 최근 45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썼다.

 ○오는 25일 2차 사전청약 시작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청약이나 기존 주택 매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부에서 중장기 공급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5~6년이 걸린다”며 “현재 양도세율이 높아 시장에 매물이 잠기면서 단기적 공급이 막혀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월세시장 불안정까지 겹쳐지면서 서울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자금 동원이 가능한 선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실수요자라면 분양가가 저렴한 청약에 도전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공급 지연으로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져 당첨을 보장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기존 주택 매입 여력이 있다면 그쪽을 택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수도권 2차 사전청약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7~8월 인천계양지구 등 4개 지구에서 공급된 4333가구에 대한 1차 사전청약에는 총 9만3798명이 몰린 바 있다. 이번 2차 사전청약은 총 11개 지구에서 1만100여 가구가 공급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1차 사전청약 결과로 미뤄봤을 때 인기 택지의 경우 청약 불입액이 적어도 1000만원대 후반이나 2000만원대 초반이어야 당첨권에 들 것”이라며 “청약 불입액이 낮다면 대규모 택지보다 지역 우선순위를 공략할 수 있는 입지나 신혼희망타운 등을 노리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구원 수가 많지 않다면 경쟁률이 높은 전용 84㎡보다 작은 중소형 면적을 신청하는 것도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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