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원폭 희생 한국인 위령비 세우는데 30년 걸렸다

박성규 기자 입력 2021. 10. 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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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에 '한국인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진다.

다른 원폭 투하 지역인 히로시마시에는 1970년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가 현지 평화기념공원에 건립돼 매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전날인 8월 5일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제가 열렸지만, 나가사키에는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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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평화공원서 내달 6일 제막식
나가사키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가상도)./연합뉴스
[서울경제]

일본 나가사키에 ‘한국인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진다. 건립 추진 30년 만에 거든 쾌거다.

20일 나가사키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건립위원회와 주후쿠오카대한민국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다음 달 6일 나가사키시 평화공원에서 위령비 제막식이 열린다.

현재 나가사키시 평화공원 한쪽 구석에는 1979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주도로 건립된 작은 크기의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가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재일민단 주도로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가 건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시에 원자폭탄이 투하돼 약 7만4,000명이 사망했다. 이 중 수천명~1만명은 당시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반도 출신으로 추정된다.

다른 원폭 투하 지역인 히로시마시에는 1970년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가 현지 평화기념공원에 건립돼 매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전날인 8월 5일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제가 열렸지만, 나가사키에는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가 없었다.

이에 나가사키 위령비 건립 계획이 1980년대부터 간헐적으로 제기됐고, 1990년대부터 추진됐으나 건립 방식을 둘러싼 재일동포 사회 내 견해차와 평화공원 재정비 사업으로 인한 부지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2011~2012년 한국원폭피해자협회와 후쿠오카총영사관이 나가사키시에 평화공원 내 건립 장소 제공을 요청하면서 건립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나가사키시 측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가 발생한 역사적 배경인 강제 징용 관련 비문 내용과 위령비 디자인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건립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비문 내용과 관련해선 시 당국이 반대한 ‘강제 징용’이라는 표현 대신 ‘본인의 의사에 반해’라는 표현을 넣는 것으로 절충했다.

위령비 안내문에는 “태평양전쟁 말기에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노동자, 군인 및 군무원으로 징용, 동원되는 사례가 증가했다. 나가사키시와 주변 지역에 (조선인) 약 3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시 상공에서 폭발한 원자폭탄은 약 7만4,000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 수천명에서 1만명으로 추정되는 우리 동포도 목숨을 잃었다”고 기술됐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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