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사생활 관련 논란' 인정..착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착하지 않은 결말

하경헌 기자 2021. 10. 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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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자신을 둘러싼 사생활 논란에 대해 20일 사과문을 올린 배우 김선호. 사진 스포츠경향DB


훈훈한 갯마을의 이야기로 ‘인생 힐링 드라마’로 손꼽히던 tvN ‘갯마을 차차차’의 실질적인 결말은 비극이었다. 주연배우 김선호가 사생활 논란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한때 나마 홍두식의 매력에 푹 빠졌던 시청자들은 ‘갯차’를 씁쓸한 기억으로 간직하게 됐다.

김선호는 20일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사생활 관련 논란에 대한 사과문을 올렸다. 김선호는 “그분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다”며 “그 과정에서 저의 불찰과 사려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분에게 상처를 주었다”며 낙태종용·혼인빙자 등 논란에 대해 사실상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분과 직접 만나서 사과를 먼저 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지 못하고 그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우선 글을 통해서라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선호는 팬들과 작품을 함께 한 모든 관계자들에게도 사과하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지난 18일 포털사이트 ‘네이트’의 게시판에서 무기명으로 시작된 ‘배우 K’에 대한 사생활 폭로의 주인공이 본인임을 인정한 것이다.

솔트엔터테인먼트 고위 관계자는 이날 입장문 이후 “당사자가 주장하는 모든 행동도 인정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입장문에 있는 문장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향후 활동방향에 대한 질문에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문을 닫았다.

김선호 본인의 사과문이 나오자 연예계의 ‘김선호 임팩트’는 실제상황이 되는 분위기다. 김선호를 모델로 내세운 기존 광고주들과 거액 배팅을 준비하던 광고주들은 모두 일정이 멈췄으며, 출연이 예상되던 3편의 영화 역시 사실상 배우 교체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그가 출연을 예정했던 영화 ‘2시의 데이트’ 제작사 외유내강 측은 20일 “논란이 심해짐에 따라 김선호의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알렸다.

김선호가 2019년 12월부터 합류해 거의 2년 가까이 몸담은 KBS2 예능 ‘1박2일 시즌 4’의 제작진도 김선호의 하차소식을 전했다. 제작진은 김선호의 입장문 발표 후 잠시 뒤 “논란이 된 김선호씨의 하차를 결정했다. 이미 촬영된 방송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편집해 시청자분들의 불편함을 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박2일’은 지난 시즌 정준영의 큰 논란 이후 출연자 검증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지만 김선호의 과거사가 폭로되면서 검증의 효과 역시 불신을 받게 됐다.

이와 별개로 폭로 당사자에 대한 2차 가해의 가능성이 높아져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 한 매체는 20일 오전 김선호 관련 내용을 폭로한 익명의 누리꾼에 대해 직업 등을 특정해 보도했고, 이날 정보지에는 폭로자와 김선호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2017년 ‘김과장’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백일의 낭군님’ ‘유령을 잡아라’ 등의 드라마를 통해 성장해 ‘스타트업’ ‘갯마을 차차차’ 등으로 데뷔 4년 만에 주연급으로 올라선 김선호는 빛의 속도로 추락했다. 배우는 공인이 아니다. 브라운관 뒷편 배우의 사생활은 그저 사생활일 뿐일런지 모른다. 그러나 한 배우의 자기관리는 착한 드라마의 결말 마저 비극으로 바꿀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는걸 다시금 알려준 사례가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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