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새판짜기 돌입한 재계.. 키워드는 '탄소중립·대선·위드코로나'

이윤정 기자 2021. 10. 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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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재계가 내년 경영전략을 수립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주요 그룹의 경영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탄소중립과 선거,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등이 꼽힌다. 탄소중립의 경우 올해 체질을 개선해 밑그림을 그렸다면, 내년부터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 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드코로나 이후 나타날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기 위한 혁신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SK(034730)그룹은 20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연례 행사인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를 개최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006120)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SK그룹의 CEO 세미나는 한 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다음해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각 계열사가 구축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토대로 내년 실행 계획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연합뉴스

LG(003550)그룹도 이달 말부터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사업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989년부터 이어져온 LG그룹 사업보고회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지만, 지난해부터 하반기 한 차례로 줄었다. 사업보고회는 한 달간 이어지는데, 이 기간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각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만나 올해 실적을 점검하고 내년 사업계획과 경영전략을 확정한다. 지금까지는 LG생활건강(051900), LG화학(051910) 등 화학 계열사부터 전자, 통신 등의 순서로 진행돼왔다. 삼성그룹과 포스코(POSCO(005490)), 한화(000880)그룹 등도 내년 경영전략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경영전략을 수립할 때 주요 고려요인 중 하나는 단연 탄소중립이다. 최근 정부는 오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특히 산업부문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80.4% 줄여야 한다. 탄소중립에 필요한 비용과 기술 모두 명확치 않은 가운데 산업계는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넷제로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탄소중립의 개념을 잡고 체질을 개선하는 해였다면, 내년은 실행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이 선거의 해라는 점도 기업 경영전략의 중요한 변수다. 3월 대통령 선거, 6월 지방선거가 각각 예정돼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권의 성향에 따라 정책 기조가 달라지기 때문에 기업 경영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권 교체와 연장 등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말부터 위드코로나 시대로 접어드는 만큼 변화에 맞춰 새로운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앞서 각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수요 감소 등에 직면하자 조직의 군살을 빼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함께 하면서도 경제 활동이 일정 수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부터는 또다른 접근법이 필요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코로나 위기가 2년째 이어지며 이제는 위기가 일상화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며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더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차원이 다른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거대한 변혁의 소용돌이가 다시금 우리 앞에 놓였지만,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한다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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