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네임' 한소희, 예쁨 벗고 10kg 증량..액션까지 '갓소희' [인터뷰 종합]
[OSEN=장우영 기자] ‘돈꽃’, ‘백일의 낭군님’, ‘부부의 세계’, ‘알고있지만’ 등 다수의 작품에서 ‘한소희’라는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준 배우 한소희가 자신의 이름에 ‘마이 네임’이라는 새로운 색을 입혔다.
한소희는 20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화상인터뷰에서 OSEN과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극본 김바다, 연출 김진민)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 콘텐츠 순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마이 네임’은 20일 기준 전 세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소희는 ‘마이 네임’에서 지우 역을 맡았다. 자신의 생일날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비운의 인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편 아버지의 죽음은 자신에 대한 책망으로 이어지고, 반드시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아 복수하겠다는 다짐으로 발전한다.
‘조폭의 딸’이라는 낙인 아래 방치된 고등학생 지우로 분한 한소희는 ‘예쁨’을 던져버린 채 처절한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마이 네임’은 한소희가 처음으로 액션에 도전한 작품이자 그간 선보여온 로맨스물이 아닌 느와르 복수극으로 한소희에게는 도전이었다. 한소희는 액션 장면을 위해 체중을 약 10kg 증량했고, 대역 장면 거의 없이 스스로 액션 스쿨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또한 달라지는 이름에 따라 조금씩 짙어지고 변주되는 농도 짙은 감정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먼저 한소희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마이 네임’에 대해 “촬영이 끝난지 1년이 넘었다. 이제 오픈을 하니까 지금 촬영하는 것처럼 마음이 붕 떠있다. 굉장히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고, 그때 고생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생각이 나면서 기쁜 마음으로, 긴장된 마음으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 “마이 네임‘, 내 자신에게 미션 내리는 마음 가짐으로 도전”
한소희에게 ‘마이 네임’은 도전이었다. 데뷔 후 다수의 작품을 통해 변신을 시도한 한소희지만 ‘마이 네임’과 같은 액션이 많고 느와르는 처음이었던 것. 한소희는 “시작할 당시 나는 운동의 ‘운’도 모르는 사람이었고, 장르 변경도 급작스럽긴 했다. 하지만 액션 장르에만 국한한 게 아니라 여성 혼자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을 늘 하고 싶었는데, 그게 마침 액션과 결합되어 있었다. 그리고 느와르 장르도 좋아해서 ‘마이 네임’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소희는 “시청자 분들이 내가 주연을 처음 맡은 게 ‘알고있지만’으로 알고 계시지만, ‘마이 네임’을 먼저 찍고 있었다. 그래서 중압감과 긴장감이 있었다. 그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했는데, 감독님께서 ‘대본 보지 말고 일단 액션부터 하자’고 하셨다. 이제 생각해보니 액션이라는 장르에 제한을 두면 대본 해석 능력이 부족해질까봐 그렇게 말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돈꽃’을 시작으로 ‘백일의 낭군님’, ‘부부의 세계’, ‘알고있지만’까지. 여기에 ‘마이 네임’까지 거치면서 한소희는 또 한번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한소희는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 연기를 하면서 한계에 부딪혔던 것 같다. 내 자신에게 만족을 못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그 부분을 색다른 모습, 내 다른 모습으로 극복을 했던 것 같다. 도전이자 내 한계를 시험해보는 계기가 됐다. 내 자신에게 미션을 내리는 것 같은 그런 마음 다짐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박희순→김상호까지 ‘독수리 오형제’, 주기적으로 만나야할 것 같아”
한소희는 ‘마이 네임’을 통해 박희순, 안보현, 김상호, 이학주, 장률 등과 호흡을 맞췄다. 촬영장에서는 이른바 이들은 ‘독수리 오형제’로 불렀다고. 먼저 한소희는 박희순과 호흡에 대해 “액션스쿨에서 나눴던 이야기, 내적·외적 친밀감이 작품에 도움이 됐다. 액션 스쿨에서도, 촬영장에서도 한소희를, 지우를 잘 이끌어주셨다.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한소희는 “이학주는 친오빠, 장율은 사촌오빠, 안보현은 동네 친한 오빠, 박휘순은 독수리 오형제 대장님, 중심과도 같았다. 촬영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고, 내 인생에 있어서 매번 주기적으로 봐야할 것만 같은 사람들로 자리매김했다”고 웃었다.
▲ “포스트 전지현? 너무 감사..하지만 내 자아 확립이 먼저”
한소희는 ‘마이 네임’의 ‘지우’라는 옷을 입기 위해 예쁨을 버리고 액션을 익혔다. 먼저 한소희는 “외적인 부분들을 빈 껍데기라고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다. 연기자라는 막대한 무게의 직업을 어떻게 표현을 할 수 있을까 물었을 때 절대 예쁘게만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망가지다기보다는 내 많은 면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게 어쩌면 조금 예쁘지 않을지언정 내 많은 면들을, 새로운 면들을, 나만 알고 있는 내 모습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소희는 “화장을 안 하겠다고 한 건 내 생각이었다. 립밤 정도는 발랐다. 최소한의 것들만 했다”며 “지우는 그래야할 것만 같았다. 가면 씌워진 얼굴보다는 지우라는 캐릭터의 온전한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소희는 액션스쿨에 다니고, 10kg 가까이 증량하며 무술을 몸에 익혔다. 그는 “‘부부의 세계’ 찍을 때가 44kg~45kg 정도였다. 몸이 지치다보니까 먹는 양이 많아지더라. 먹고 싶은 걸 다 먹으니 53~54kg가 되어 있었다. 박희순이 근육으로만 10kg 늘렸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지방이 거의 반 이상을 차지했을 것 같다. 그래야지만 버틸 수 있는 몸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찐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다.
한소희는 “(액션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내가 수를 쓴다고 한들 액션 시퀀스를 나 혼자 감당하지 못하는 걸 알았기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액션신들은 대부분 내가 하긴 했다. 대역 분들이 리허설을 해주시고, 대역이 하는 부분도 우리도 끝까지 촬영해서 보다 나은 부분으로 편집한 것 같다”며 “많이 다치기도 다쳤지만 큰 사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소희는 기억에 남는 액션신을 묻자 “마지막에 최무진(박희순)에게 가는 장면이 제일 힘들었다. 호텔 로비, 엘리베이터, 복도, 문 앞, 들어가서 싸우는 시퀀스가 너무 힘들었다. 앞전에서는 감정이 배제된 채로 사람을 죽여야지만 내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했다면, 이건 사람을 죽이러 가는 과정이어서 감정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몰입에 방해될 수 있을 법했던 지우와 전필도(안보현)의 러브신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몰입에 방해되고, 지우는 복수라는 목적이 있는데 방해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감독님,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이 장면에서는 지우가 유일하게 사람이었다. 인간의 감정을 처음으로 받아들였던 장면으로 해석했다. 사랑을 하고, 애정을 나눠서 이런 장면이 펼쳐졌다기보다는 처음으로 인간다워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처럼 살고 싶어서’라는 대사가 있는데, 사람처럼 살고 싶게끔 만드는 장치였지, 복수를 막고 신념을 무너뜨리는 장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이 네임’에서의 액션 연기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며 한소희는 ‘포스트 전지현’이라 불릴 만큼 대세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한소희는 “너무 큰 칭찬이다”라고 쑥스러워하며 “인터뷰에서 롤모델을 물어보시는데, 아직 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몰라 누군가의 길을 따라가려면 내 자아부터 확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한소희의 길을 걷고 있다. 나중에 어느 정도의 반열에 오르거나, 성과를 거둔다면 어떤 선배님의 길을 따라 갈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우뚝 선 정도는 아니고, 이제 무릎을 핀 정도예요.”
한소희가 온전히 지우에게 몰입하면서,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지우의 서사에 녹아들고 몰입했다. 한소희는 “작가님께서 한소희와 지우의 닮은 점은 어딘가 모르게 안쓰러워 보이는, 그런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해주셨다. 작가님이 함께 이야기를 할 때 ‘웃고 있는데도 눈이 슬퍼 보인다’고 하셨다. 그런 부분에서 닮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온전한 지우로 거듭난 한소희의 활약에 힘입어 ‘마이 네임’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한소희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이 한국 작품에 주목을 하고 있다”며 “‘마이 네임’이 주목 받는 이유는 언더커버 소재의 작품은 많지만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한소희는 “주변 반응이 굉장히 재밌다. ‘잘 싸우고, 잘 때린다’는 반응부터 ‘한소희답지 않다’,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배우구나’ 등이다. 단면적으로 비춰지는 한소희의 모습을 탈피했다는 게 제일 좋았다”며 “그리고 ‘드디어 한소희가 사람 죽인다’는 반응도 재미있었고, 시청자 분들이 내 새로운 면을 보며 신기해 하시는 게 좋고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한소희는 ‘마이 네임’에 대해 “내 가능성을 작게나마 뚫은 느낌이 있다. ‘나도 이런 거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으니까 더 지켜봐주세요’라는 마음이 계속 생겨서 좋은 욕심으로 바뀌고 있다. 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하고 싶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한소희는 “다음 작품을 잘해야지라는 부담감보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그 마음과 생각에 보답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대세 배우로 우뚝 섰다기보다는 이제 무릎을 겨우 핀 정도라고 생각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내 에너지의 원천은 나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다. 그래서 늘 채찍질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그리고 내 자신을 드러냈을 때,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