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에 주먹밥, 도시락도"..비정규직 파업에 경기 급식 일부 차질

변근아 2021. 10. 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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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급식조리사·돌봄전담사 참여하며 경기도 889교 급식 차질
일부 초등학교·유치원은 방과 후 돌봄도 미운영 안내하기도
학부모들 "도시락 싸보내", "학원에 아이 맡겨" 답답함 호소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20일 경기도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대체식을 배식받고 있다. 교육부는 급식의 정상 운영이 어려운 경우 도시락, 빵, 우유 등 대체 급식을 제공하거나 단축 수업을 할 것을 일선 학교에 권고 하는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21.10.20.jtk@newsis.com

[수원=뉴시스]변근아 기자 = 급식 조리종사자 등 학교비정규직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된 20일 낮 12시30분 수원의 A중학교 급식실.

점심시간 밥을 먹으려는 학생들이 한 줄로 들어오는 모습은 평소와 같았지만, 급식실 가득해야 할 음식 냄새는 맡아보기 힘들었다.

A중학교 급식실 종사자 9명 중 6명이 파업에 참여하며 급식 메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당초 이날 점심에는 짜장밥과 바베큐폭립 등이 나올 예정이었으나 파업으로 앙버터 모닝빵과 초콜릿 머핀, 사과 주스, 귤 등 대체식이 제공됐다.

코로나19 상황이기에 학생들은 평소와 같이 칸막이가 설치돼있는 급식실을 찾아 배식받은 빵을 먹고 다시 교실로 이동했다.

미리 대체식 메뉴가 안내됐던 터라 일부 학생들은 집에서 챙겨온 도시락이나 편의점에서 사 온 음식들을 같이 먹기도 했다.

도시락을 싸 온 한 3학년 학생은 "집에서 음식량이 부족할 것 같다고 걱정하면서 싸주셨다"고 도시락을 꺼내 보이기도 했다.

A중학교 영양교사는 "이날 1, 3학년과 교직원 760여 명 분의 점심을 대체식으로 준비하게 됐다"면서 "미리 파업에 참여하시는 분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 지난주 업체 등에 전화를 돌려 빵을 구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으시는 다른 분들과 귤 등을 함께 배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안양의 B초등학교에서는 돌봄전담사가 모두 파업에 동참하며 돌봄교실이 이날 하루 중단됐다.

이 때문에 2개 돌봄교실에서 돌봄을 받던 40여 명의 학생들은 가정 돌봄 또는 지역 돌봄센터 등에서 돌봄을 받게 됐다.

B초등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에게 미리 가정통신문 등을 보내 학교 인근 있는 지역돌봄센터 등을 이용하실 수 있게 안내해 드렸다"고 말했다.

파주의 C초등학교 사정도 비슷했다. 이 학교는 총 4개의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돌봄전담사들이 파업에 동참한 데다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도 없어 이날 하루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대신 가정 돌봄을 하는 것으로 학부모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20일 경기도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도시락을 먹고 있다. 교육부는 급식의 정상 운영이 어려운 경우 도시락, 빵, 우유 등 대체 급식을 제공하거나 단축 수업을 할 것을 일선 학교에 권고 하는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21.10.20.jtk@newsis.com

이처럼 학교마다 급식 또는 돌봄 차질이 빚어지면서 학부모들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40대 학부모 최모씨는 "학교에서 오늘 돌봄교실을 운영 못 한다고 해서 학원에 부탁해 좀 더 아이를 돌봐달라고 한 상황"이라며 "매년 이렇게 아이들 급식과 돌봄 등을 볼모 삼아 파업을 하는 것 같은데 학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황모(46)씨는 "아이 급식이 빵이 나온다고 해서 아침에 주먹밥을 싸 아이에게 들고 가게 했다"면서 "그나마 아이가 중학생이니 다른 걱정 없이 밥만 보냈지 조금만 더 어렸으면 회사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도교육청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도내 학교 파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도내 학교 비정규직 3만7357명 중 7459명(20%)가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도내 공립 유·초·중·고·특수학교 총 2616개교 중 889개교가 급식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이 중 빵이나 우유, 과일과 같은 간편식으로 대체 급식을 운영하는 학교는 805교, 아예 급식을 하지 않는 미실시교는 84교로 조사됐다.

초등 돌봄 교실과 유치원 방과 후 교실도 일부 차질을 빚었다.

초등은 전체 1327개교 2963개 교실 중 671개 교실(23%)이 미운영됐으며, 유치원도 1242개원 중 35개원(3%)이 방과 후 돌봄 등을 운영하지 못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14일 학비연대와 교육부·교육청과 막판 임금교섭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발생했다.

학비연대 측은 ▲전 직종 기본급 9% 이상 인상 ▲근속수당 5만원 인상 및 근속수당 상한 폐지 ▲명절휴가비와 정기상여금 등 복리후생 차별 해소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인 교육 당국은 ▲기본급 약 2만5000원 인상 ▲근속수당 1000원 인상 ▲맞춤형 복지비 5만원 인상안을 고수해 평행선을 달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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