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잇따른 악재에 이름 바꾸나..美 언론 "28일 콘퍼런스에서 사명 발표"
[경향신문]
최근 악재가 거듭되고 있는 페이스북이 내주 회사 이름을 바꿀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19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28일 연례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회사명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상황에 따라 콘퍼런스 이전에 사명이 공개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규 사명은 사내에도 철저하게 비밀로 붙여져 있다고 했다.
더버지는 페이스북이 같은 계열의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과 함께 새로 생긴 모회사 산하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의 이같은 결정이 최근 잇따라 터진 악재를 타개하면서 향후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미래 사업인 메타버스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의 아바타가 활동하는 3차원 가상현실 세계다.
페이스북엔 최근 악재가 많았다.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정신 건강 유해 가능성을 지적한 자체 조사 결과를 무시했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가 나오면서 미국 상원에서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미 경쟁당국과는 반독점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미 의회에서는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또 세계 여러 국가에서 잔혹한 사진·영상, 혐오 발언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는 비난에 휩싸여 있다. 페이스북의 인공지능(AI)이 1인칭 총격과 세차 장면, 싸움닭의 싸움과 자동차 충돌 장면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내부 보고서가 유출돼 보도되기도 했다.
더버지는 새 사명이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호라이즌(Horizon)’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 근거는 페이스북이 최근 메타버스와 관련한 미래 기술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직원 1만명 이상이 가상현실의 일종인 증강현실(AR) 안경 등 제품을 만들고 있고, 최근 안경업체 룩소티카와 손잡고 AR 스마트안경을 내놓았다. 저커버그는 지난 7월 더버지 인터뷰에서 향후 AR 안경이 스마트폰처럼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몇년 안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소셜미디어 회사에서 메타버스 회사로 효과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구글이 단순한 검색 엔진을 넘어 자율주행차와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혁신의 의지를 담아 지주회사 ‘알파벳’을 설립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것을 비슷한 예로 들기도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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