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할리우드 대작 VS 다양한 韓 영화..가을 극장가 풍년

박정선 기자 2021. 10. 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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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듄'·'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당신얼굴 앞에서'·'동백'·'한창나이 선녀님' 포스터.

모든 취향을 저격할 다양한 영화가 극장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 두 편이 선두에 섰다. 이미 전 세계에서 1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두고 있는 '듄'과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다. 할리우드 영화들이 앞장서고 작지만 다양성을 갖춘 한국영화들이 뒤를 잇는다. 따뜻한 다큐멘터리 '한창나이 선녀님',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얼굴 앞에서', 비극적인 현대사를 담은 '동백 등이 관객과 만난다.

1954억원 들여 만든 우주전쟁 '듄'
'듄' 스틸.
'듄' 스틸.

20일 개봉한 '듄'은 생명 유지 자원인 스파이스를 두고 아라키스 모래 행성 듄에서 악의 세력과 전쟁을 앞둔, 전 우주의 왕좌에 오를 운명으로 태어난 전설의 메시아 폴(티모시 샬라메)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1억 6500만 달러(약 1954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SF 블록버스터 영화다. 전 세계적으로 2000만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컨택트' 등을 만들며 천재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는 드니 빌뇌브가 메가폰을 잡았고,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맡았다. 티모시 샬라메·레베카 퍼거슨·오스카 아이삭·조슈브롤린·젠데이아·제이슨 모모아·하비에르 바르뎀·스텔스 스카스가드 등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155분간 시각과 청각을 만족하게 하면서 동시에 메시지까지 던진다.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한계를 넘어 철학적인 이야깃거리를 제시하는 작품이다. 지금 가장 주목받는 할리우드 배우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다만, 거대한 시리즈의 첫 번째 파트이기 때문에, 또 다른 주인공 젠데이아의 분량은 적다.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리들리 스콧이 돌아왔다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스틸.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스틸.
20일 개봉한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결투의 승패로 승자가 정의되는 야만의 시대, 권력과 명예를 위해 서로를 겨눈 두 남자와 단 하나의 진실을 위해 목숨을 건 한 여인의 충격적 실화를 다룬 영화다. '델마와 루이스' 등 전작에서 주체적인 여성 서사를 보여줘 왔던 리들리 스콧 감독은 남편의 도움 없이는 법적 지위도 가질 수 없었던 시대에 진실과 정의를 위해 나선 여인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지금 세계 어느 나라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더 공감이 간다. 작품을 만들 때마다 책임감을 느끼며 유익함을 추구하려고 한다. 이 영화에도 아주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자신했다. '듄' 못지않게 화려한 출연진이 대거 등장한다. 맷 데이먼을 주축으로 아담 드라이버·조디 코머·벤 애플렉이 출연한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은 각본에도 참여했다.
'당신얼굴 앞에서' 그럼에도 홍상수
'당신얼굴 앞에서' 스틸.
'당신얼굴 앞에서' 촬영 비하인드 스틸.

21일 개봉을 앞둔 '당신얼굴 앞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26번째 장편 영화다. 수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배우가 산책을 하고 지인과 만나며 겪는 일상을 홍 감독다운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제74회 칸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후 외신들로부터 호평받았으며, 부산국제영화제·뉴욕영화제·밴쿠버국제영화제·비엔나국제영화제 등 전 세계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됐다. 배우 이혜영이 주연을 맡았고, 홍 감독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권해효가 출연한다. 홍상수 감독의 '뮤즈', 김민희는 배우가 아닌 제작 실장 역할로 참여했다. 사생활 논란으로 여전히 비판받고 있는 홍 감독이지만, 이번 작품으로 여전히 단단한 영화 세계를 입증하고 있다. 각본과 연출뿐 아니라 촬영·편집·음악 등을 모두 소화해 가장 홍상수다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현대사의 비극 담아낸 '동백'
'동백' 스틸.
'동백' 스틸.

외면할 수 없는 현대사의 비극을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21일 개봉을 앞둔 '동백'은 1948년 10월에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건의 아픔을 안은 채 식당을 운영 중인 노인이 어느 날 뜻밖의 손님을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1948년 10월 19일, 여순 사건의 이야기를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배우 박근형이 주인공 순철 역을 맡아 관객에게 큰 울림을 선사한다. 신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박근형을 필두로 정선일·서준영 등이 출연한다. 지난 19일 개최된 '여순 사건 제73주기 합동 위령제 및 추념식'에서 특별 영상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한창나이 선녀님' 소박하지만 따뜻한 다큐의 힘
'한창나이 선녀님' 스틸.
'한창나이 선녀님' 스틸.

20일 개봉한 '한창나이 선녀님'은 강원도 산골 68세 임선녀 할머니의 일상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 혼자 무엇이든 해내고 마는 '선녀님'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하루하루를 아름다운 강원도 산골 풍경과 함께 그려내 힐링을 선사한다. 소박하고 뭉클하며 따뜻하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관객에게 전달하는 울림은 블록버스터급이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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