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급 연봉 누리는 전관들의 지상낙원, 유통지원센터

김민제 입력 2021. 10. 20. 14:36 수정 2021. 10. 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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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활용분담금 집행 유통지원센터의 고위직 '전유'
출범 이후 고위직 13명 환경부 쪽..연봉 장관보다 많아
한정애 장관도 의원 때 "환피아들의 지상낙원" 지적
지난해 10월21일 경기 고양시의 한 재활용 쓰레기 분리 업체에서 노동자들이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하는 모습.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환경부 인증기관으로 기업들의 자원재활용 의무를 대행하는 공익법인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유통지원센터)의 주요 보직을 환경부 고위 퇴직자들이 사실상 전유하고 억대 연봉을 받는 등 폐쇄적이면서도 방만한 운영이 관리 사각지대에서 지속되어온 실태가 확인됐다. 1800억원대의 기업들 재활용 분담금을 집행하는 자원유통센터는 환경부 인증기관으로 정부의 감독 대상이지만, 사실상 결탁된 형국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도 국회의원 시절 이를 “환피아의 지상낙원”이라며 비판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수년 동안 유통지원센터의 이사장, 본부장, 지사장 등 고위직 다수를 환경부나 환경부 산하 기관 출신이 승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13명에 이른다. 센터 출범 직후인 2014년 이후 역대 5명(현직 포함)의 이사장(상임이사)을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영산강유역환경청장(2명),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환경부 상하수도국 정책관이 도맡았다.

현 이사장과 본부장 2명(이사대우)도 환경부 쪽 인사로, 유통지원센터에서 이사대우 이상 임직원 7명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환경부 감사관실에 따르면, 이사장과 본부장 1명은 인사혁신처의 취업심사와 승인을 받았고, 다른 1명은 재산등록 대상자가 아니라 심사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직자윤리법상 재취업하려는 고위공무원은 퇴직 후 3년간 취업예정기관과의 업무연관성 등을 따져 취업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기관 간 유착·자리 알선 등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통지원센터가 이들에게 주는 보상만 보면 대통령 부럽지 않았다. 그간 이사장 연봉(수당 포함)은, 2017년 2억1288만원, 2018년 2억1063만원, 2019년 2억2946만원, 2020년 2억1765만원으로 올해 대통령 연봉(2억3823만원)과 비슷하고, 국무총리(1억8469만원)나 환경부 장관(1억3581만원, 이상 인사혁신처 기준)보다 많다. 이사진의 퇴직금도, 사무직의 근속연수당 1개월 책정 방식에 견줘 2.5개월로 잡는 등 ‘우대’가 도드라졌다.

이러한 유착 의혹이 오늘 불거진 건 아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도 의원 시절인 2017년 국정감사에서 “환경부, ‘환피아’(환경부 마피아)들의 지상낙원이고 복리후생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유통지원센터 등) 재활용 관련 공제조합 많이 있다.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관리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기업들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에 따라 포장재공제조합과 제품별공제조합, 유통지원센터 등에 재활용 업무를 위임하고 분담금을 낸다. 소비자 부담을 전제로 한 기업 분담금 규모가 지난해 2607억원인 데다, 국내 재활용 체계상 업무의 공익성이 크다. 포장재공제조합은 각 기업들로부터 재활용 분담금을 걷어 유통지원센터 등과 나누는데, 마찬가지 환경부 출신 관료의 고위직 독점, 고액 연봉, 방만한 법인카드·업무추진비 사용 등으로 이달초 국감에서 비판받았다.

노웅래 의원은 “소비자가 매년 부담하는 수천억원의 분담금을 국회 통제도 받지 않는 비영리법인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환경부 고위직이 퇴임 후 해당 법인에 기관장으로 가다 보니 환경부에서도 제대로 관리·감독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유통지원센터 관계자는 이에 “환경부 출신 관료들이 오랜 기간 공직 생활을 한 분들이고 자원재활용 관련 근무 경험도 있어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며 “연봉 부분은 답변하기 조심스럽다. 자원 재활용을 위해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정애 장관은 20일 열린 환경부 종합국감에서 “포장재공제조합이나 다른 공제조합, 유통지원센터의 경우, 사각지대처럼 되어 있어서 환경부의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안 되는 것 같다”며 “국민들이 사는 물건값에 포장재 값이 포함되어 있고 그 돈을 모아서 센터에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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