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시행 국가서 신규 확진자 폭증.. 전문가 "3개월 후 대위기 가능성"

이동준 2021. 10. 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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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접촉 증가, 돌파 감염·변이 등 요인
마스크 벗은 영국인들의 일상.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를 넘긴 싱가포르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완료율이 78.9%인 영국에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뒤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해당 국가에서는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지만 ‘델타’의 ‘자손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느슨해진 방역 대책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먼저 20일 싱가포르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4000명에 육박하면서 정부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전날 399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 수로 이틀전에 비해서는 1441명이 늘어난 수치다. 전날 지역사회 감염자는 3480명으로 집계됐다.

싱가포르는 백신 접종 완료률이 80%를 넘어서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식음료점에서 식사하거나 외부 모임에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을 5명으로 늘린바 있다.

그러나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자 방역을 위한 고삐를 다시 죄었다.

지난달에 모임 인원을 다시 2명으로 제한하고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중이다.

지난 13일부터는 백신 접종률을 더 높이기 위해 미접종자는 길거리 식당과 커피숍에서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또 쇼핑몰이나 대형 브랜드 매장 이용도 제한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백신 접종 완료율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일상 회복과 델타 변이의 강한 전염력도 확진자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가 하면 영국에서는 최근 하루 확진자가 5만 명에 육박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너무 성급하게 마스크를 벗고 축배를 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8천03명을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 수 주간 평균은 4만414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또한 영국 내에서 28일 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환자 수는 223명으로 최근 7개월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7∼10월에 발생한 확진자 수 만도 300만 명에 달한다.

이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영국이 자랑하는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재 다른 질병 등으로 병원 치료를 대기 중인 환자 수는 57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같은 느슨해진 방역 대책이 상황을 초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영국은 지난 7월부터 일부 마스크 쓰기 규제를 완화했다. 모임 인원제한도 사라진 상태다.

실제로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대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국민들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다른 서유럽 인접 국가 국민들보다 ‘더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높았다.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어린이들의 외부 접촉 빈도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스크의 감염 차단 효과가 명백한 상황에서, 마스크 쓰기 완화 조치가 최근 재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또 백신으로 확보한 면역력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JM)에 따르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했어도, 그 면역 효과가 약 6개월 이후 크게 약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 환자들이 증상 모니터링 앱에 입력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영국에서 백신을 1차 이상 접종한 비율은 86.0%, 접종 완료율은 78.9%에 이른다. 그러나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해 더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그 효과가 미약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델타의 자손 변이’ 바이러스가 확진자 증가세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른바 ‘델타 플러스’로 불리는 이 변이는 최근 영국 내 신규 확진의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콧 고틀리브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 국장은 “델타 플러스가 더 전파력이 높은 건지,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있는 것인지 긴급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의료인 단체인 국민보건서비스연합(NHS Conferderation)의 매슈 테일러 회장은 “지금은 벼랑 끝이다”라며 “엄청난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지금 당장 플랜B에 그 추가 대책까지 도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크리스티나 페이즐 교수도 “확진자 수가 늘고 입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학교에서는 감염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즉각 플랜B로 돌입하고, 백신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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