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가전제품 인기에 '컬러강판 삼총사' 3분기 실적도 고공행진

김우영 기자 2021. 10. 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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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컬러강판 업체가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컬러강판은 페인트를 칠하거나 필름을 붙여 색상과 무늬를 입힌 강판을 말한다. 주로 가전제품과 건축자재로 쓰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강판(058430)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작년 3분기 대비 73% 오른 38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억원에서 559억원으로 10배 늘었다. 다음 달 실적 발표를 앞둔 동국제강(001230)KG동부제철(016380)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3분기 대비 173% 오른 2337억원이다. KG동부제철의 실적 전망치는 따로 집계되지 않았으나, 2분기에 작년 대비 2배 오른 9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3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부산공장에서 컬러강판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컬러강판 3사가 올해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에는 가전제품과 인테리어 시장 회복의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컬러강판이 가장 많이 쓰이는 가전제품과 인테리어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컬러강판은 다양한 색생과 무늬, 질감을 구현할 수 있어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건물 내외장재에 많이 활용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억눌려 있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는 ‘펜트업 효과’가 컬러강판 업계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컬러 강판 생산량은 작년 상반기 대비 20.4% 증가한 115만8718t(톤)을 기록했다.

컬러강판 가격도 오름세다. 컬러강판은 원래 범용 철강재와 비교해 가격이 두배가량 높다. 여기에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수급 불균형이 맞물리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컬러강판 가격이 t당 40만원 오른 14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최근 주춤했던 철광석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어 연말까지 컬러강판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명 ‘맞춤형 가전제품’에 쓰이는 프리미엄 컬러강판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프리미엄 컬러강판은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의 범용 제품과 달리, 발주사의 요구에 맞춰 별도의 색깔이나 무늬를 컬러강판에 추가한 제품을 말한다. 일반 범용 제품보다 공정이 훨씬 까다롭고 생산 시간도 길어 가격이 30% 이상 비싼 편이다. 값비싼 프리미엄 컬러강판의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주요 공급처인 가전제품 시장이 맞춤형 시장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005930)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다. 소비자가 비스포크 냉장고를 구매하려면 제품 모델뿐 아니라 색상과 재질, 규격을 직접 골라야 한다. 프리미엄 컬러강판은 이같은 맞춤형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이 복잡한 프리미엄 컬러강판의 주문이 증가하면서 생산 라인에 과부하가 걸리기 일쑤였다”며 “업체들이 대대적으로 설비 증설에 나선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10일 KG동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컬러강판 생산라인 2기 신설을 기념하는 준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KG동부제철 제공

컬러강판 제조사들은 올해 대대적인 증설을 마치고 상업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동국제강은 300억원을 투자해 증설한 부산공장의 상업 생산을 지난달 시작했다. 이번 증설을 통해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생산량은 연간 76만t에서 85만t으로 12% 증가했다. 신규 생산 라인에선 특수 필름을 부착해 색상·무늬·질감을 표현하는 라미나(Laminate)강판과 고내후성 컬러강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KG동부제철도 올해 5월 충남 당진제철소에 컬러강판 라인 2기를 신설하고 가전제품용 컬러강판 등을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번 증설을 통해 KG동부제철의 생산능력은 연간 50만t에서 80만t으로 60% 늘었다.

업계에선 컬러강판 기업들 간의 선두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향균·항바이러스·불연 등 다양한 기능을 제품에 추가하면서 차별화를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엑스톤(KG동부제철)’ ‘인피넬리(포스코강판)’ ‘럭스틸(동국제강)’ 등의 브랜드 마케팅까지 도입됐다. 최근에는 자체 온라인 판매 플랫폼까지 구축해 비대면 판매에도 힘을 쏟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하락과 수요가 꺾일 경우를 대비해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컬러강판의 경우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생산이 가능해 글로벌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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