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 이어 SLBM..'요격불가 미사일' 韓 안보 게임체인저 되나

장용석 기자 2021. 10. 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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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발사 비행거리 590~600km..제주 外 한반도 전역 타격권
KAMD '종말단계 방어' 위주.. 다양화된 미사일 위협에 한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19일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을 시험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이 최근 우리나라를 겨냥한 게 명백해 보이는 각종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북 관측통들에 따르면 북한이 19일 시험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역시 유사시 우리나라를 직접 타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 중인 무기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군 당국의 초기 탐지 값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신형 SLBM은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발사돼 동해상을 향해 약 590㎞를 날았고, 정점고도는 약 60㎞를 기록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의 신형 SLBM이 신포 인근에서 동쪽으로 발사돼 최고 약 50㎞ 고도를 기록한 뒤 변칙궤도를 그리며 약 600㎞를 날아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의 북한 전문 블로거 JSF는 20일 "약 600㎞ 사거리의 SLBM으로 일본 수도 도쿄를 공격하려면 북한 잠수함이 동해 한복판까지 나와야 한다"며 "북한의 재래식 디젤 잠수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호위함 등의 감시망을 피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북한 강원도 원산 인근 해상에 띄운 잠수함에서 이 미사일을 쏠 경우엔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 해군의 '고래급'(신포급) 잠수함 (조선중앙TV 캡처) © 뉴스1

북한의 이 같은 소형 SLBM은 잠수함 이동 상황을 탐지하지 못할 경우 발사장소를 예측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에 양산 및 실전배치 단계에 돌입할 경우 한반도 안보상황에서 또 다른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그 징후가 포착되면 발사 전 단계에서 선제타격하는 '전략적 타격체계'와 타격에 실패했을 땐 우리 쪽으로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구축을 동시에 진행 중인 상황. 그러나 군 안팎에선 "현 단계의 KAMD로는 다양해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게 역부족일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이는 그동안 우리 군이 KAMD 중에서도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PAC-3)과 '천궁-Ⅰ' 등 고도 30㎞ 이하 종말단계 방어체계 구축을 우선적으로 진행해온 것과도 관련이 있다. 즉, "30㎞ 이하 고도에선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그 파편이 주변 지역에 떨어져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이 쏜 미사일에 화학무기 탄두가 실렸을 땐 저고도 요격에 따른 우리 측 피해 가능성이 더 커진다.

게다가 종말단계 방어체계는 요격미사일 포대 1기가 담당하는 구역 자체가 좁다는 근본적인 약점이 있다.

군은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7~18년부터 '패트리엇' 성능 개량과 '천궁-Ⅱ' 개발을 통해 유효사거리 및 요격가능고도 확대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개량형 '패트리엇' MSE는 올해부터 국내 도입이 시작됐고, '천궁-Ⅱ'도 올 8월 품질인증사격시험이 모두 끝나 이제야 본격 양산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한국형미사일방어능력 구축 ('2022~26 국방중기계획' 캡처) © 뉴스1

뿐만 아니라 북한 미사일을 '패트리엇'·'천궁'의 요격가능고도보다 높은 고도 70㎞에서 요격할 수 있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의 경우 체계개발 완료 시점이 2024년으로 돼 있다.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에 배치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경우 고도 40~150㎞ 범위 내 요격이 가능하지만, 역시 '광역 방어'엔 한계가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중간단계(고도 70~500㎞) 방어체계 구축을 위해 한때 해군 이지스구축함에 SM-3·6과 같은 미국산 요격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유사한 성능의 미사일에 대한 국내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사실상 그 도입 시기를 기약할 수 없게 된 형편이다.

반면 북한은 지난 5년간 다양한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 장거리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개발을 추진해왔다. 북한은 이 가운데 일부 무기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른바 "전략무기"로 개발 중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들 신무기 가운데 "현 시점에서 실전배치 단계에 이른 것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나 극초음속 미사일의 경우 그 개발이 완료될 경우 수십~수백m 수준의 초저고도로 비행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선 거 그 탐지·대응이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와 관련 우리 국방부는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북한이 신형 SLBM과 철도기동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지대공미사일 등 사거리와 정밀도가 향상된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하거나 전력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상당 수준의 미사일 개발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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