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22년 역삼 시대 막내린다..내년 10월 마곡서 개관
"조형미·식물원· 공연 삼박자 갖춘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LG아트센터가 22년 역삼동 시대를 마감하고 내년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에 새롭게 문을 연다.
LG아트센터 건립은 LG그룹이 마곡지구에 최첨단 연구개발 시설인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면서 공공기여 시설로 추진돼 왔다. 서울시 기부채납 조건으로 LG가 2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
심우섭 LG아트센터 대표는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곡의 잠재 가능성에 주목했다"면서 "유동 인구 30만 명, 1인 가구 42%의 젊은 도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교통도 편리하다"고 이전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식물원 내에 위치한 LG아트센터는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유명한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해 4년 6개월에 걸쳐 약 2천50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설된다.
가로·세로 100m의 약 9천800㎡(3천 평)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건설된다. 연면적은 4만1천631㎡(1만2천593평)로 역삼 LG아트센터의 2배에 달한다. 하늘에서 봤을 때 정마름모꼴 형태로 옥상에는 타원형 장식탑이 들어서며, 건물 남쪽엔 시민 소통을 위한 소광장이 마련된다. 지하철 9호선 및 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직접 연결되며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지상층을 대각선으로 관통하는 원형 통로인 '튜브', 지하철 마곡나루역과 센터 지상 3층을 연결하는 계단으로 이뤄진 공간인 '스텝 아트리움', 로비의 곡선 형태 벽면인 '게이트 아크' 등 세 가지 콘셉트로 설계됐다.
공연장은 그랜드 시어터와 블랙박스 두 개다. 그랜드 시어터는 오페라, 뮤지컬, 연극 등을 공연할 수 있는 1천335석 규모 다목적 공연장이다. 잔향 시간을 1.2∼1.85초로 조정해 장르에 따라 적합한 음향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특히, 건축 분리구조 공법(Box in Box)을 적용해 소음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다.
365석 규모의 블랙박스는 공연 성격에 따라 좌석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이다. 아티스트의 의도에 따라 유연하게 무대와 객석을 조합할 수 있다. 이중벽체구조로 소음도 차단한다.
이현정 공연사업국장은 "블랙박스는 창작공연 활성화를 위해 만들었다. 새롭고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공연을 많이 선보이고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삼의 경우 관객이 공연만 보러 극장을 찾았다면, 마곡은 공원 안에 위치해 공연 이외에도 다양한 가치를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전까지 해온 컨템포러리 공연을 비롯해 가족 관객을 위한 공연, 새로운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오케스트라, 뮤지컬, 오페라 연습이 가능한 대형 리허설 룸과 무용과 연극 연습에 적합한 리허설 룸이 들어선다.
예술교육 시설과 식음료(F&B) 매장 등도 갖춘다. LG디스커버리랩(구 LG사이언스홀)에서는 청소년 대상 인공지능(AI) 교육이 이뤄진다.
LG아트센터는 내년 10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개관 기념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내년 상반기 공개된다.
심우섭 대표는 "마곡 LG아트센터는 서울의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아름다운 건축물의 조형미와 서울식물원에 둘러싸인 멋진 경관 속에서 역삼에서 해왔던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역삼 LG아트센터는 내년 2월 말까지 대관공연하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2000년 3월 27일 개관한 이후 총 867편의 작품이 6천300회 공연됐고, 450만 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피나 바우슈, 매슈 본, 로베르 르파주 등 세계 공연예술계를 이끄는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했으며, 클래식·현대음악·재즈·월드뮤직 등 차별화된 기획 공연을 선보였다. 연극·판소리·무용·클래식 등 국내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꾸준히 시도했다. 2001년에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9개월 장기 대관을 통해 국내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기도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아울러 현재 국내 주요 공연장이 대부분 도입한 '기획공연 시즌제'와 '패키지 제도'를 최초로 시도해 정착시켰고, 건전한 공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초대권을 없애기도 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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