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네임' 한소희 "안보현과 베드신, 처음엔 괜찮을까 싶었지만"[EN:인터뷰③]

이민지 2021. 10. 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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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렸다.

한소희는 '마이네임'에서 눈 앞에서 아빠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가 속해 있던 조직에 들어가 복수를 꿈꾸는 지우 역을 맡았다. 아빠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조직의 보스 무진(박희순 분)의 제안으로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오혜진이란 이름으로 경찰이 된다. 언더커버로 활약하며 범인찾기에 나서고 진실에 다가선다.

한소희는 이번 작품을 위해 끊임없는 연습을 거듭해 무기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액션을 완성했고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으로 지우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 '마이네임'이 넷플릭스 4위에 오를 정도로 해외에서도 인기이다. 왜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통한 것이라 생각하나? ▲ 나도 그 부분이 신기하다. '오징어게임'을 통해 한국 드라마에 주목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다. '이제는 OTT 시대가 온걸까' 라는 생각도 든다. 언더커버 소재 영화나 드라마가 많았지만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것들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주목해주시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 엔딩에 서있는 인물은 지우일까, 혜진일까.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하다 ▲ 혜진이는 아닌 것 같다. 송준수와 송지우가 경찰이었던 사진을 합성해서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아무래도 윤지우, 오혜진으로 살았던 송지우는 송지우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 1회에 아빠가 죽어서 끌어안고 우는 신과 6회 엔딩에서 진실을 알고 자기 자신을 때리는 신이 인상 깊었다 ▲ 처음 아버지가 죽는 잡는 신은 내 기억으로 테이크를 많이 갔던 것 같다. 감독님과 나의 첫 호흡이고 날 어떻게 디렉팅 해야 하는지 감독님의 계산도 필요했고 나도 지우를 어떻게 끌고갈지 그날 결정되는거라 테이크를 많이 갔다. 감정이 힘들진 않았던게 참혹한 장면을 눈으로 보게 되면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본능에 맡기고 하다 보니 무난하게 찍어냈다. 6회에서 진실을 알게 됐을 때 힘들었던게 너무 추웠고 어떤 감정일까에 대한 확신이 그 신을 찍기 전까지도 들지 않았다. 일단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현장에 갔는데 슬프다기 보다 공포와 분노에 휩싸였던 것 같다.

-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무진과 지우의 케모마일 신이 가장 기억 남는다. 두 사람의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신이기도 하고 후반부에 그 신이 나올 때 충격이었다. 저렇게 사이가 좋았는데 망가질 수 있구나 했던 포인트이다. 실제 그 신을 찍을 때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재밌게 촬영했다.

- 박희순과의 호흡은 어땠냐, 함께 연기하며 배운 점이 있다면 ▲ 액션스쿨에서 나눴던 이야기들, 쌓았던 친밀함들이 작품에 도움이 안됐다 할 수 없다. 희순 선배님이 딱히 조언해주신다기 보다 되게 늘 무진스러우셨다. 액션스쿨에서도 그렇고 촬영할 때도 그랬다. 조언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법이 아닌 채로 잘 이끌어주셨다. 보면서 많이 배웠다.

- ‘부부의 세계’에 함께 나온 배우 이학주와 '마이네임'에서 재회했는데 ▲ '부부의 세계' 때는 학주 오빠가 과묵하고 진중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액션스쿨에서 굳이 보지 않아도 될 서로의 민낯을 보며 친해졌다. 재밌는 사람이었다. 현장 분위기 메이커로 꼽힐 정도로 유쾌하고 말 많고 재밌는 선배였다.

- '마이네임'이 개연성 면에서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지우에 몰입되게 만들기도 했다. 감독님과 이 부분에 대해 어떤 대화를 나눴나 ▲ 감독님께서는 나에게 뭔가를 계산하지 말라고 하셨다. 늘 그 신에만 집중했다. '후반이 이렇게 될거니까 이 신은 이렇게 찍어야지' 계산해서 흘러간다기 보다 매 신 그 신에만 집중하게 디렉팅해주셨다. 감독님은 늘 '너라면 어떻게 할거같냐'고 질문해주셨다. 지우의 입장이 아닌 내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니 매 신마다 집중할 수 있는 농도가 짙어졌던 것 같다.

- 박희순, 안보현, 장률 등 배우들과의 케미가 좋았다. 지우와 가장 케미가 돋보였던 캐릭터는 누구일까 ▲ 보현오빠, 률이 오빠, 학주 오빠 셋이 동갑이다. 내가 막내다. 나 혼자 여자이기 때문에 액션스쿨을 가면서도 걱정했다.혹시 왕따라도 당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그런거 전혀 없이 너무 잘 챙겨줬다. 학주 오빠는 친오빠 같고 률이 오빠는 사촌오빠 같고 보현 오빠는 동네 친한 오빠 같았다. 무진 오빠는 독수리 오형제의 대장님, 중심과도 같은 분이었다. 촬영하며 정이 많이 들었다. 주기적으로 봐야할 것 같은 사람들로 자리잡은 것 같다. 률이 오빠와 초반 액션 시퀀스, 대립되는 상황이 계속 생기면서 진귀한 경험이었다. 률이 오빠가 실제로 굉장히 착하고 순하고 욕도 못하는 사람인데 촬영만 들어가면 어쩜 그렇게 나쁜 놈이 되는지 선배로도, 사람으로도 신기했다.

- 안보현과의 러브신이 뜬금없다는 반응도 있는데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몰입했나 ▲ 베드신은 촬영하는 도중에 결정됐다. 처음에는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몰입에 방해되지 않을까, 지우는 복수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데 그걸 방해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했다. 감독님, 작가님과 대화한 결과 배드신 자체는 지우가 유일하게 사람이었던, 인간의 감정을 처음으로 받아들였던 신으로 해석했다. 필도를 사랑하고 애정해서 신이 펼쳐졌다기 보다 처음으로 지우가 인간다워지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대사에서 '사람처럼 살고 싶다'고 했는데 사람처럼 살고 싶었던 장치였다고 본다.

- 지우가 마지막에 한 발 남기고 총알을 다 빼는 건 어떤 각오였을까. '너무 겉멋이 들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 필도 총을 꺼내 무진에게 가는거다. 앞에 총을 다 쏘고 몇발 남았는지 확인을 한다. 한발 남았으니까 마지막 한발은 무진에게 쏴야겠다는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다. 겉멋이 들어야 복수도 할 수 있지 않나 싶다(웃음)

- 비주얼에 집중되는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래서 더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어진건지도 궁금하다 ▲ 나는 내 외적인 부분들은 빈껍데기라고 표현한다. 외적으로 보여드리기 보다 내 마음이나 주체성을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연기자라는 직업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내 자신에게 물었을 때 절대 예쁘게만은 아닌 것 같다. 일부러 망가진다기 보다 내 많은 면을 보여드리고 싶다. 예쁘지 않을지언정 새로운 면들, 나만 알고 있는 나의 모습들도 대중들과 공유하고 싶다.

- 이번 작품을 잘 해내서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도 클 것 같은데 ▲ 잘 해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서 부담보다는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좋은 평을 주시니까 보답하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생겨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 '이번 작품으로 한소희의 인생이 바뀔 것'이라는 평이 있었는데 김진민 감독은 '저를 잘 즈려밟고 가시면 된다'고 했다. 한소희에게 '마이네임'은 연기인생 초반,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 즈려밟고 가지 못할 것 같다. 요즘 마음이 뒤죽박죽 하는 이유는 내 가능성을 작게나마 뚫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이런거 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를 지켜봐주세요'라는 마음이 자꾸 생겨서 좋은 욕심으로 바뀌고 있다. 더 많은, 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하고 싶다는 계기가 지금 생기고 있다.

- 개인 블로그 글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은데 이제 보는 눈이 많아져서 전처럼 편하게 쓰기에 좀 부담을 느끼진 않는지 ▲ 맞다. 원래는 시덥지 않은 말도 많이 하고 쓰잘데기 없는 말도 많이 했는데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이 전달될지 고민하게 되고 업데이트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쓰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 스스로 더 채워야 한다고 채찍질하는 부분이 있나 ▲ 아직 많이 부족하다. 내 에너지의 원천은 나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늘 채찍질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그냥 자신에게 떳떳하게 하고 싶다. 내 자신을 드러냈을 때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착하게 살자, 나쁘게 살자를 떠나 매 순간 내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고 싶다. 못하면 못했다고 채찍질 해주셔도 좋고 잘하면 잘했다고 칭찬해주셔도 좋다. 연기를 선택한 이상 고깝지 않은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내 다짐이다.

(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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