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는 늙지 않아.. 200년전과 똑같은 인간 이야기"

박세희 기자 2021. 10. 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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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가 공연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의 1막이 내려간 뒤 전쟁기념오페라하우스에는 '브라보' 함성과 함께 박수가 울려 퍼졌다.

SFO는 최근 김 감독을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 광고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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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아시아인 최초 ‘샌프란시스코오페라’ 음악감독 김은선씨

베토벤의 ‘피델리오’ 공연 성황

NYT“오페라 역사 만든다”극찬

김성재 前 문화부 장관이 아버지

SFO 관객의 70%는 백인 차지

흑인 등 유색인종 관객저변 좁아

“디지털 세대와 공감이 우선과제”

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가 공연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의 1막이 내려간 뒤 전쟁기념오페라하우스에는 ‘브라보’ 함성과 함께 박수가 울려 퍼졌다. 축하 분위기가 이어지던 때 무대 뒤에서는 한 명이 2막의 오프닝을 어떻게 재구성할지, 기술적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예술가는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며 머리를 감싸 쥔 이 사람은 SFO의 첫 여성 아시아인 음악감독 김은선(41·사진) 씨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세계 메이저 오페라단인 SFO의 김 감독이 “오페라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의 문화부 장관을 지낸 아버지(김성재 전 장관), 교사였던 어머니를 둔 김 감독은 어린 시절 피아노를 공부했지만 대학에서 작곡으로 전환했다. 이후 대학에서 공연된 ‘라보엠’ 연출 과정에서 김 감독의 지도 능력을 눈여겨본 교수의 추천으로 지휘를 시작했다. 물론 “여자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김 감독은 “여자들은 조금 더 수동적이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했다. 여자가 지도자가 되는 건 당시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여성이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김 감독은 항상 외할머니 이야기를 꺼낸다. 김 감독의 외할머니는 한국 최초의 산부인과 여의사였다. 김 감독은 “당시에는 외할머니를 모두 ‘여의사’로 불렀지만 이제 아무도 여의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나도 그저 지휘자로 불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정식 부임한 김 감독이 직면한 도전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공연 산업 전반, 특히 오페라 관객 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부터 꾸준히 감소해왔고 팬데믹이 위기에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수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SFO의 박스오피스 수입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으며, 관객 평균 나이가 67세에 달할 정도로 관객 고령화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또 SFO 관객의 70%는 백인인데, 그만큼 흑인과 라틴계 등 유색인종 관객의 저변도 좁다. SFO 역시 최초 여성 아시아인 감독 취임을 계기로 저변 확대를 적극 꾀하고 있다. SFO는 최근 김 감독을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 광고도 제작했다.

김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도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디지털 세상에서 자란 사람들과 오페라를 연결할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오페라는 지루하거나 늙지 않았다.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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