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서 조개·낙지 등 잡는 '갯벌어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오남석 기자 2021. 10.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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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20일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맨손과 도구를 활용해 조개나 굴, 낙지 등 해산물을 잡는 '갯벌어로'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지정 대상에는 갯벌어로 기술과 전통지식, 관련 공동체 조직문화(어촌계)와 의례·의식 등이 모두 포함된다.

대표적인 것은 '조개 부르기'나 '굴 부르기' 등으로도 일컬어지는 '갯제'로, 마을 주민들이 해산물을 많이 수확하기를 기원하며 조개·굴을 인격화해 갯벌에 불러들이는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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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민이 ‘뻘배’를 이용해 갯벌 위를 이동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20일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맨손과 도구를 활용해 조개나 굴, 낙지 등 해산물을 잡는 ‘갯벌어로’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지정 대상에는 갯벌어로 기술과 전통지식, 관련 공동체 조직문화(어촌계)와 의례·의식 등이 모두 포함된다.

신석기시대부터 철기시대에 이르는 패총 유적이 보여주듯, 한반도에서 갯벌은 예부터 다양한 해양생물이 살아가는 해산물의 보고로 ‘바다의 밭’으로 인식돼 왔다. 지금도 갯벌은 해안 마을이 어촌계를 중심으로 공동 관리하는 중요한 삶의 터전이다. 갯벌어로는 해류, 조류, 지형, 지질에 따라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펄갯벌에서는 뻘배를 이용했고, 모래갯벌에서는 긁게나 갈퀴를 썼다. 여러 성분이 섞인 혼합갯벌에서는 호미·가래·쇠스랑 같은 농기구를 활용했고, 자갈갯벌에서는 쇠로 만든 갈고리인 조새를 썼다.

갯벌은 어로뿐 아니라 각종 의례나 의식의 보고이기도 하다. 민간에서는 갯벌어로 관련 공동체 의례가 전승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조개 부르기’나 ‘굴 부르기’ 등으로도 일컬어지는 ‘갯제’로, 마을 주민들이 해산물을 많이 수확하기를 기원하며 조개·굴을 인격화해 갯벌에 불러들이는 의식이다. 풍어(豊漁)를 예측하는 ‘도깨비불 보기’, 굴과 조개를 채취한 뒤 주민들이 함께 노는 ‘등바루 놀이’, 어장 고사인 ‘도깨비 고사’ 등이 각지에서 이뤄졌다. 도깨비 고사는 어민들이 갯벌에서 바닷물이 빠질 때 나는 ‘뿅뿅’ 소리를 도깨비가 걸어가면서 생기는 소리로 생각한 데서 비롯됐는데, 어민들은 도깨비가 좋아한다는 메밀로 만든 메밀범벅이나 메밀묵을 고사상에 올렸다.

갯벌 중 일부는 도립공원이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고, 지난 7월에는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 갯벌 일부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갯벌어로를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역사가 장구하고 여러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어로 방식이 학술 연구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문화재 지정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문헌에서 갯벌 해산물 관련 기록이 확인되고, 의례와 놀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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