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형사는 부지런!"..프로야구 선수서 '자랑스러운 제주경찰'로

오미란 기자 2021. 10. 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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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청 로비 벽면에 걸린 '땡큐 폴리스(Thank You Police)! 자랑스러운 제주경찰' 유리 액자에는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 허승혁 순경(31)의 사진과 함께 이 같은 문구가 담겨 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경찰에 입문해 민생범죄 척결에 기여해 온 허 순경의 공로를 재치 있게 풀어낸 문구다.

갑작스레 맞게 된 군 복무를 마치고 고향 제주로 돌아와 글러브를 완전히 내려 놓은 순간 허 순경의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경찰 홍보 영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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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주년 경찰의 날] 제주서부서 형사과 허승혁 순경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 허승혁 순경(31).(제주경찰청 제공)© 뉴스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야구는 홈런! 형사는 부지런!'

제주경찰청 로비 벽면에 걸린 '땡큐 폴리스(Thank You Police)! 자랑스러운 제주경찰' 유리 액자에는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 허승혁 순경(31)의 사진과 함께 이 같은 문구가 담겨 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경찰에 입문해 민생범죄 척결에 기여해 온 허 순경의 공로를 재치 있게 풀어낸 문구다.

제주 출신인 허 순경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단순한 체중 관리가 계기였지만 그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서울에 있는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오롯이 야구에만 전념했다.

그렇게 그는 25살 때인 2015년 한국 프로야구 구단인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재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해 외야수 등으로 활동하며 유년시절의 꿈을 이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는 그 해 9월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는 아픔을 겪었다.

갑작스레 맞게 된 군 복무를 마치고 고향 제주로 돌아와 글러브를 완전히 내려 놓은 순간 허 순경의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경찰 홍보 영상이었다.

경찰이 된다면 선수생활을 하며 쌓아 온 체력과 정신력, 공동체 생활 경험 등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던 그였다.

그는 경찰이 되겠노라 굳게 마음 먹고 9개월 간의 준비 끝에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지난해 2월 순경으로 임용됐다. 비교적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하루에 3~4시간만 자며 공부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후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에 배정된 그는 동료들과 종횡무진 활약하기 시작했다.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 허승혁 순경(31·왼쪽)이 강황수 제주경찰청장으로부터 '자랑스러운 제주경찰' 인증서를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주경찰청 제공)© 뉴스1

그는 지난해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고사양 컴퓨터가 있는 모텔에 투숙하며 시가 300만원 상당의 그래픽 카드를 훔친 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판매한 피의자 등 절도 피의자만 무려 145명을 검거해 이 중 4명을 구속시켰다.

지난해 6월과 11월, 지난 2월에는 각각 흉기 협박, 차량 감금 등의 방식으로 여자친구를 위협하며 주먹을 휘두른 데이트 폭력 피의자도 검거해 3명 모두 구속시키기도 했다.

허 순경은 지난 2월 조건만남을 빙자해 피해자를 모텔로 유인한 뒤 폭행·감금해 현금을 뺏은 10대 6명을 검거하는 데에도, 지난 3월 자신을 쳐다본다는 이유로 행인을 폭행한 타 지역 조직폭력배 행동대원을 검거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뿐 아니라 지난 4~6월 전화금융사기 집중단속 기간 관내에서 발생한 대면편취형 전화금융사기 피의자 8명을 모두 검거하는 데에도 허 순경의 공이 컸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활약상에 그는 임용 1년6개월 만인 지난 8월 '자랑스러운 제주경찰'에 선정돼 제주경찰청으로부터 특전을 받기도 했다.

허 순경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결국엔 잡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그저 열심히 하려고 할 뿐"이라며 "야구를 오래 해서 동체시력이 좋은 편인데 CCTV에서 피의자들의 움직임을 잘 캐치하는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피해자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을 때 경찰로서 가장 뿌듯하다고도 했다. 그는 "최근 중고 김치냉장고에서 현금 1억원이 발견된 사건을 맡았는데 고인이 된 냉장고 주인의 유족으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고생이 보람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허 순경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형사 생활을 꾸준히 해 제주 치안에 도움이 되는 형사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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