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아동급식 단가 8000원으로 인상..광역지자체 중 최고액

윤희일 선임기자 입력 2021. 10. 20. 11:12 수정 2021. 10. 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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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전시의 아동급식카드 ‘아이누리카드’. 대전시 제공

“6000원으로는 김밥이나 편의점 음식을 사먹을 수밖에 없어요. 조금만 올려주면 맛있는 비빔밥이나 냉면도 맛볼 수 있을텐데….”

“요즘 치킨을 먹으려고 해도 2만원은 하는데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이 1만2000원이어서 먹을 수가 없어요.”

“카드를 사용할 때 아동급식카드라는 것이 표시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전시에서 아동급식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이종영씨는 이런 전화를 자주 받는다. 시내 5개 구 아동급식지원 업무 담당자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시행중인 아동급식지원 제도에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얘기다. 대전시는 이같은 여론을 반영해 ‘결식 우려 아동’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아동급식지원 사업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우선 아동급식카드 단가를 현재 6000원에서 8000원으로 2000원 인상하고, 하루 결제한도를 현재 1만2000원에서 3만원으로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급식단가 8000원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금액”이라면서 “다만 서울의 일부 기초지자체에서 9000원을 지급하는 사례는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최근 관내 5개 구와 분권정책협의회를 열고 아동급식 지원 강화를 결정했다. 협의 당시 각 구청은 급식단가 인상 방침을 환영했다. 아동급식 사업은 시의 비용 부담 비율이 80%로 높기 때문에 구의 부담 증가분이 적다.

아동급식 단가는 2018년 4000원에서 2019년 1월 5000원으로, 그해 4월 6000원으로 각각 인상된 이후 올해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대전시 관계자는 “한번에 2000원을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내년도 보건복지부 권고 단가(7000원)보다 1000원 많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전지역 비빔밥·냉면 등의 평균 가격이 8000원대인 점을 반영해 급식단가를 8000원으로 인상했다”고 덧붙였다.

하루 결제한도를 대폭 확대한 것은 아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고려한 조치라고 대전시는 설명했다.

대전시는 아동급식카드 가맹점 가입방식도 개선한다. 현재 아동급식 카드는 제휴 가맹점(1600여개)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BC카드 가맹점과 연계된 모든 음식점에서 카드 이용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아동급식 카드는) 시내 거의 모든 음식점인 2만여개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시는 또 급식카드를 IC칩이 내장된 일반카드로 변경해 아동들이 당당하게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개선된 아동급식지원 제도는 2022년 1월부터 시행된다.

대전에서는 약 1만4000여명(9월 말 기준) 아동이 급식비를 지원받고 있다. 시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 부모 가족, 기준 중위소득 52% 이하 가구 중에서 결식이 우려되는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선정한 뒤 시·구가 예산을 분담해 아동급식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지원 유형은 아동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대전시 관계자는 “주말에만 지급하는 경우, 평일에만 지급하는 경우, 주말과 평일 모두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급식카드 단가 인상과 가맹점 확대를 계기로 성장기 아동들이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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