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피'로 말라리아 모기 잡는다
코로나 대유행 전에 전 세계를 위협한 건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와 지카 바이러스, 뎅기열 등이었다. 모기를 유인해 죽이는 ‘가짜 피’가 개발되면서 모기와의 전쟁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의 노신 에마미 교수 연구진은 “말라리아를 퍼뜨릴 모기만 유인해 죽일 수 있는 가짜 피를 개발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는 한 해 40여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대부분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의 어린이들이 희생된다. 모기가 사람 피를 빨 때 옮겨간 기생 원충이 심한 고열과 오한을 유발하다가 심하면 목숨까지 빼앗는다.
에마미 교수는 모기가 일반 혈액보다 말라리아 기생 원충을 포함한 혈액을 더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다. 말라리아에 감염된 혈액에 들어 있는 ‘HMBPP’라는 성분 때문이다. HMBPP는 모기를 유인하는 냄새를 방출하고 더 많은 피를 먹도록 자극한다. 에마미 교수가 설립한 모레큘러 어트랙션의 최고경영자(CEO)인 레흐 이그나토비치는 “pH(산성도)가 적절하다면 모기가 거의 모든 것을 마시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HMBPP와 식물성 독소(살충제)가 포함된 분홍색 비트 주스를 암컷 모기에게 제공했다. 모기는 주스를 마시고 모두 죽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이그나토비치는 “가장 큰 장점은 HMBPP가 다른 이로운 곤충은 끌어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기 중에서 말라리아 기생충에 감염된 암컷 모기만 유인해 다른 방제법보다 생태계 영향도 적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모레큘러 어트랙션은 “모기를 유인하는 다른 상용 제품들은 전원이 필요하거나 이산화탄소를 퍼트려 주변 생태계를 교란시킨다”고 했다.
회사는 “우리 목표는 모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모기가 옮기는 질병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취약한 국가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주스는 말라리아에만 적용될 뿐 다른 질병 퇴치에는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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