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SRF열병합발전소 향해 잇단 무리수..뭘 노리나

박영래 기자 2021. 10. 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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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사용승인 취소 결정에 난방공사와 7번째 소송 예고
한차례도 승소 못해..지방선거 의식한 행보 아니냐 의혹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나주시가 SRF열병합발전소 가동과 관련해 잇단 무리수를 두면서 비난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 18일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지역난방공사를 상대로 고형연료(SRF) 사용승인을 취소했다.

지난 7월 환경부 산하 폐자원에너지센터에서 실시한 장성 SRF야적장 연료품질검사 결과 수분과 납 등 2개 항목이 기준치를 초과해 품질기준 부적합 판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조치라고 나주시는 설명했다.

연료 사용승인 취소 근거로 나주시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제25조의 7)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주시의 이같은 결정에 난방공사는 권한남용이자 관련법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난방공사는 "자원재활용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고형연료 품질이 부적합할 경우 위반 사유와 발생 횟수별로 '경고', '금지명령' 및 '개선명령'으로 처분기준을 규정하고 있을 뿐 '고형연료제품 사용허가 취소'는 가능한 행정처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나주시는 행정청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해 법령을 무시하고 무리한 처분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난방공사는 나주시의 부당한 행정조치에 대해서는 즉시 취소처분에 대한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률적 조치를 통해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강인규 나주시장이 15일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비성형SRF 보관 장소인 장성군 물류센터터미널을 긴급 방문해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 News1

결국 이번 연료사용 취소 건도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나주시와 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싸고 7번째 소송전을 치르게 된다.

하지만 일부 법조계 분석 역시 나주시의 이번 연료사용승인 취소결정은 나주시의 무리수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20일 "연료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면 나주시는 이에 대한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있으나 다만, 가장 불리한 처분인 허가취소를 하는 것이 행정상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 쟁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나주시가 열병합발전소를 놓고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법을 찾아나서기보다는 불필요한 소모전을 통해 행정력과 재정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동안 나주시와 난방공사는 6차례 소송을 진행했고, 이 가운데 나주시가 승소한 소송은 단 한 건도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가장 최근 소송인 지난 4월 '나주 SRF열병합발전 사업개시 신고 수리거부 처분 취소소송'의 경우 법원은 난방공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나주시는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황이다.

나주시가 5년여 동안 난방공사와 벌인 소송에는 2억원의 혈세가 들어갔고, 특히 관련 소송의 확정판결까지 예상되는 추가금액은 나주시조차 '예측불가' 입장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소송비용이나 손해배상액 등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혁신도시 지역 주민들을 의식해 나주시가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 News1

9월 기준 나주시 전체인구는 11만6000여명이며, 혁신도시가 자리한 빛가람동의 인구는 3만9000명으로 33%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2018년 지방선거도 그랬고 내년 지방선거 역시 빛가람동의 표심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면서 "나주시가 이들 지역 주민을 의식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분석했다.

앞선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도전에 나선 강인규 나주시장은 2017년 12월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나주 열병합발전소 가동금지 가처분신청 인용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700억원을 들여 건설한 나주열병합발전소는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공공기관과 공동주택에 집단 열원을 공급하는 발전소다.

'고형 폐기물 연료'로 불리는 SRF는 배출된 생활폐기물 가운데 불에 타는 종이나 목재, 비닐류 등 가연성 물질만 걸러내 건조와 성형과정을 거쳐 만든 고효율 고체연료를 말한다.

발열량이 높은 재료로 이뤄져 불에 태울 때 고른 화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전용발전소, 산업용 보일러 등에서 다양하게 이용된다.

환경단체들 역시 넘쳐나는 생활폐기물의 궁극적인 해법은 배출하지 않는 것이지만 현실적인 해법은 SRF를 통한 소각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은 오염물질 배출 등을 이유로 발전소 가동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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