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2' 221K 미란다, 탈삼진 새 역사 쓴다

차승윤 2021. 10. 2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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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탈삼진 고지를 넘은 아리엘 미란다(32·두산)가 故 최동원 감독(전 롯데)의 역사에 도전한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이 2개 앞으로 다가왔다.

무실점에 기뻐하는 미란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말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두산 선발투수 미란다가 마운드를 내려오며 기뻐하고 있다. 2021.10.19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란다는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2.29로 1위 수성이 유력하지만 탈삼진이 가장 눈에 띈다. 이날 경기까지 올 시즌 탈삼진 개수는 221개. 탈삼진 2위 라이언 카펜터(한화)와 차이가 42개에 이른다. 일찌감치 탈삼진왕을 예약했다.

올 시즌 MVP는 이미 따놓은 당상이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에서 독보적 1위를 기록 중이다. 10월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다승 선두 데이비드 뷰캐넌(16승)과 차이는 벌어졌지만, 선수 성적을 종합 평가하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는 6.71로 뷰캐넌(4.94)은 물론 타자인 이정후(6.25), 홍창기(6.10) 등도 제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란다에 대한 기대치는 MVP에 그치지 않는다. 19일 10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올 시즌 8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1991년 선동열(해태), 1996년 주형광(롯데),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만이 달성했던 리그 최다 타이기록이다. 9이닝당 탈삼진 개수 11.75개는 1996년 구대성(한화) 다음 역대 2위. 전업 선발 투수로 11개를 넘긴 건 리그 역사상 미란다가 유일하다. 상대 타자 수와 비례해 계산한 탈삼진%(K%)도 32.2%로 선발 선동열의 커리어 하이(1989년 32%)를 넘어서 역대 선발 투수 1위를 기록 중이다.

25년 만에 나온 220탈삼진이다. KBO리그 역사상 220탈삼진은 1983년 장명부(삼미), 1984년 최동원, 1996년 주형광(이상 롯데) 뿐이었다. 탈삼진의 상징이었던 선동열, 류현진도 이뤄내지 못했던 숫자를 25년 만에 미란다가 재현했다. 단일 시즌 탈삼진 역대 1위 최동원의 223개도 단 두 개 차이로 추격했다.

입단 전 낮았던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지난해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에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0에 그쳤던 미란다는 연봉 55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에 두산과 계약을 맺고 한국을 찾았다. 시즌 초 적응기는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특급 에이스가 나왔다. 적응기를 거친 이후 호투한 마지막 19경기 평균자책점은 1.85, 탈삼진이 166개에 달한다.

150㎞ 강속구와 종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피안타율 0.176), 포크볼(피안타율 0.135)이 위력적이다. 포심 패스트볼을 높이 던진 다음 떨어지는 공으로 타자를 현혹한다. 상대 팀으로 만났던 이강철 KT 감독도 “보통 포크볼과 체인지업 중 하나만 던지는데 미란다는 함께 던진다. 높은 타점에서 날아오는 하이 패스트볼과 변화구가 무브먼트도 좋다. 빠른 공으로 변화구를 살리고 변화구로 빠른 공을 살리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선배들과 한가지 다른 건 미란다의 기록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 시즌 선발로 27번 등판했던 미란다는 아직 최대 두 번의 등판이 남아있다. 순위 싸움과 와일드카드 등판 여부에 따라 2경기를 다 나갈 수도, 한 경기 휴식이 주어질 수도 있다. 잔여 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1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다면 KBO리그 역사상 첫 9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이 가능하다. 탈삼진 개수도 신기록 경신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경기당 평균 8.19개를 잡고 있는 만큼 최동원의 기록은 물론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 리그 최초의 230탈삼진, 많게는 240탈삼진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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