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관객을 무대를..늘 새롭게 태어나는 나는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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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저녁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는 배우 유준상이 관객들을 직접 맞이한다.
이날 개막하는 배우 윤석화(65·사진)의 연극 '자화상Ⅰ'의 공연 책자를 나눠주고, 좌석도 안내할 예정.
그러나 예술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하나를 위한 이중주'), 사랑의 의미를 묻고('목소리'), 성장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일러주는('딸에게 보내는 편지') 이날의 무대는, 배우 윤석화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확실하게 대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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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화 연극 ‘자화상Ⅰ’
산울림서 공연 대표작 3편중
명장면만 모아 재구성한 무대
50년 가까운 연기인생 돌아봐
20일 저녁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는 배우 유준상이 관객들을 직접 맞이한다. 이날 개막하는 배우 윤석화(65·사진)의 연극 ‘자화상Ⅰ’의 공연 책자를 나눠주고, 좌석도 안내할 예정. 놀라긴 이르다. 내일도, 또 그 내일도, 계속해서 유명 배우들이 일일 하우스 매니저로 참여한다. 박정자, 손숙, 김성녀, 유인촌, 최정원, 박상원, 남경주, 양준모, 송일국, 박건형, 배해선 등. 50년 가까운 연기인생을 돌아보는 윤석화의 무대를 축하하고,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도 극장을 찾아준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개막에 앞서 19일 공개된 최종 드레스 리허설에서 윤석화는 “배우들뿐만 아니라 제작 스태프까지,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단순히 윤석화와의 우정 때문이 아니다. 한국 연극의 역사인 산울림 극장에 대한 일종의 헌정이다”라고 이번 공연의 의의를 밝혔다.
이날, 윤석화는 약 1시간 20분 동안 ‘자화상Ⅰ’의 전막을 그대로 시연했다. 화가 조덕현이 연필로 그린 ‘윤석화 오마주’의 뒤에 그림자처럼 서 있다가 “나는 배우입니다”라는 고백과 함께 등장한 그는, 산울림에서 공연한 대표작 세 편 ‘하나를 위한 이중주’ ‘목소리’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차례로 펼쳐 보였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당시 스타로 부상하던 30대의 그가 선보인 작품들을 60대 중반이 돼 다시 만난 것.
‘하나를 위한 이중주’엔 더 이상 연주를 할 수 없게 된 바이올리니스트가, ‘목소리’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한 여자가, 그리고 ‘딸에게 보내는 편지’엔 열두 살 딸에게 사랑과 인생을 가르치며 자신도 성장하는 37세의 엄마가 있었다. 30년이라는 세월은 그의 연기를 어떻게 바꿔 놓았을까. 공연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그는 “나이를 먹었다는 게,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세 캐릭터를 설정하는 데 매우 혼란스러운 과정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철저하게 그 인물로 집중해 들어가는 것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달라졌는지 혹은 바꿨는지는 말하기가 어려워요. 그저, 그 인물들이 내 안에서 좀 더 깊어진 건 분명해요.”
세 편의 무대가 시작되고 끝날 때마다 미리 촬영한 윤석화의 인터뷰 영상이 등장한다. 각 작품의 뒷얘기와 함께 배우 윤석화의 연기론, 연극론을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무대 위 그의 인생이 입체적으로 각인된다. 그는 이 영상에서 연극은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것은 대답 되어질 수 없는 질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예술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하나를 위한 이중주’), 사랑의 의미를 묻고(‘목소리’), 성장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일러주는(‘딸에게 보내는 편지’) 이날의 무대는, 배우 윤석화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확실하게 대답해 주고 있다. 무대를 경외하고, 관객을 사랑하고, 늘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사람이라고. “사랑도 ‘주고받는’ 거라고들 하죠. 이제 저를 잊은 분들도, 제가 지겨운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기억하고, 또 계속 사랑합니다. 관객을, 또 무대를.” 이날 공연에서 그가 부른 마지막 노래가 그의 고백처럼 마음에 와닿았다. “그건 우리들의 빛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공연은 11월 21일까지.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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