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도 '엄지 척' 페퍼저축은행, 승점 자판기 아닌 공포의 외인구단 되나

정다워 입력 2021. 10. 2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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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더라."

국가대표 레프트이자 KGC인삼공사 에이스인 이소영은 19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페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시즌 첫 경기에서 2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1(16-25 25-20 25-21 25-17) 역전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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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을 외치는 페퍼저축은행 선수들.광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기자]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더라.”

국가대표 레프트이자 KGC인삼공사 에이스인 이소영은 19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페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시즌 첫 경기에서 2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1(16-25 25-20 25-21 25-17) 역전승을 이끌었다.

승리하긴 했지만 KGC인삼공사와 이소영 모두 진땀을 흘렸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던 페퍼저축은행은 의외로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한 번 흐름을 타면 무섭게 점수를 냈고, 끈질긴 수비와 투지로 한 수 위인 KGC인삼공사를 괴롭혔다. 1세트엔 KGC인삼공사가 완패했고, 승리한 2~3세트도 사실상 접전이었다.

경기 후 이소영도 KGC인삼공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이소영은 “우리가 페퍼저축은행에 대한 대비를 못했던 것 같다”라면서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는 것 같다. 그냥 먹는 볼이 없더라. 이 선수들이 했던 것처럼 우리도 끈질기게 볼 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라며 페퍼저축은행의 포기하지 않는 면모를 칭찬했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페퍼저축은행은 리그 최약체로 꼽히며 ‘동네북’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샀다. 근거는 명확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전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했다. 주장인 이한비는 지난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지만 주로 백업으로 뛰었다. 이한비는 팀 내 최연장자로서 후배들을 독려하며 긴장되는 데뷔전을 이끌었다. 블로킹 5득점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하혜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한국도로공사와의 계약을 포기했던 선수다. 우여곡절 끝에 FA로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했는데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닌 센터에서 맹활약했다. 안정적인 리시브와 헌신적인 수비로 소금 같은 역할을 한 리베로 문슬기는 실업무대에서 뛰다 열 한 살 어린 후배들과 프로에 입단동기가 된 케이스다. 주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나름의 상처와 아픔이 있는 점이 ‘공포의 외인구단’을 연상시킨다. 게다가 비중이 큰 신인 선수들의 실력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사연 있는 선수들이 모인 페퍼저축은행은 첫 경기서 ‘승점 자판기’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렬하게 보여줬다. 오히려 다른 팀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도 “잘하더라. 외국인 선수도 좋고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타서 하니까 무섭게 치고 나가더라. 첫 경기 우리도 좋은 경험을 했다. 앞으로 페퍼저축은행을 만날 때 더 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 막 첫 경기를 치렀고, 시즌은 길다. 페퍼저축은행도 가야 할 길이 멀다. 목표로 삼은 5승, 눈 앞의 1승을 위해서는 결정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2% 부족했지만 선수들은 근성을 보여줬다. 데뷔전에서 그 정도 했다는 것에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다음 경기는 더 나을 것 같다. 사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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