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출새]"표절로 공모전 싹쓸이 한 손창현, 또 표절로 공모전 수상"

박준범 2021. 10. 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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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10월 20일 (수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선정수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지난 1월 세간을 들끓게 했던 희대의 도작 사건이 있었습니다. 손창현이란 사람이 '뿌리'라는 소설을 통째로 도용해서 문학상을 여러 개 수상한 일이 알려졌죠. 이 사람 방송 인터뷰에서 잘못했다고 싹싹 빌기도 했는데요. 또다시 도작 행위를 해서 상을 받았다고 하네요.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 선정수 기자(이하 선정수): 안녕하세요.

◇ 황보선: 지난 1월이었습니다. 이 손창현이라는 사람이 김민정 작가라는 분의 소설을 도용해 문학상에 출품해 당선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어요.

◆ 선정수: 그렇습니다. 남의소설을 도용해서 문학상을 타고 남의 아이디어를 베껴서 공모전 수상하고 심지어는 남의 사진, 노래 가사까지 표절해서 디카시 공모전을 수상하기도 했죠. 각종 경력과 학력도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고요. 당시 방송 인터뷰에서 참회한다고 하기도 했죠.

◇ 황보선: 아직도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고 분노하고 계실 텐데요. 이 손창현 또다시 작품을 도용하고 있다면서요. 선 기자가 직접 밝혀냈어요?

◆ 선정수: 그렇습니다. 저희 팩트체크 뉴스톱이 허위정보만 검증하는 게 아니고 경력 사칭 등 가짜사람도 검증을 하거든요. 이 손창현이 어떻게 지내는지 반성하고 새사람이 됐는지 알아보려고 검색을 하는데 반성 대신 수상소식이 눈에 띄었습니다. 수도권 문인협회에서 주관하는 백일장 행사에서 수상했다는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 황보선: 그렇게 난리를 피운 게 지난 1월이고 아직 10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손창현이 다시 상을 받을 수 있었나요. 그것도 도용한 작품으로요.

◆ 선정수: 손창현은 지난 9월 수도권 A문인협회가 주최한 백일장 대회에 출품해 '참방상'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이 내용은 복수의 지역 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협회는 9월 백일장 대회를 진행했는데요.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으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후 심사를 거쳐 10월 9일 수상자가 발표됐고요. '내게 준 선물 또 하나의 행복'이라는 제목으로 출품한 산문이 '참방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3일 뒤인 10월 12일 손창현의 수상은 취소됩니다. 협회는 "기 수상작 중 참방상을 수상한 손창현 씨의 글이 2008년 "전국 이민자 정착 우수사례 발표회"에 발표된 필리핀 이주여성의 글임이 밝혀져 수상을 취소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 황보선: 이주여성의 글을 훔쳐다가 출품을 했단 말이군요. 손창현은 남자 아닙니까? 도대체 어떻게 심사를 했기에 전혀 거르지 못한 건가요?

◆ 선정수: A문인협회는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블라인드 심사를 진행해 성별을 알 수 없었다"며 "성별을 바꿔 가상의 사례로 산문을 창작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 성별에 관해선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또 "최초 수상작 발표 이후 다른 수상자의 제보가 있어 확인을 했고, 도용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습니다. A문인협회는 제보를 받은 뒤 어렵게 원문을 찾아내 도작 사실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최초 심사 단계에선 도작 여부에 대해 한 차례 검증해봤지만 찾아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 작품의 제목을 검색해봤는데요. 단박에 원작품을 검색할 수 있었습니다. 뭔가 검색 사이트를 다른 것을 사용했든지 시차를 두고 변화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검색하기로는 밝혀내기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 황보선: 다른 도용 사례도 찾아냈다면서요?

◆ 선정수: 네, 원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였는데요. 어제 방송을 준비하면서 추가로 검색을

해봤더니 고구마줄기 달려나오듯이 손창현의 수상 사실이 줄줄이 드러났습니다. 모두 지난번 파장을 일으켰던 지난 1월 이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이 손창현이 전혀 반성하지 않고 도용한 작품으로 공모전을 사냥하고 다녔다는 뜻이지요.

◇ 황보선: 굉장히 씁쓸하군요. 도대체 무슨 상을 어떻게 받았나요?

◆ 선정수: 지난 5월 환경관련단체가 주관한 사진 공모전에서 남의 작품을 제목만 바꿔 출품해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제보를 통해 확인한 결과 도용 사실이 밝혀져 수상이 취소됐고요. 지난 4일 문화 관련 단체 표어 공모전에서도 상을 받았습니다. 이 공모전에서는 나이를 17세로 속여 출품했다가 상금 지급을 위한 개인정보 확인과정에서 들통이 났다고 합니다. 결국 수상이 취소됐고요. 어제 제주도 산하 연구기관인 제주학연구센터에서 아름다운 제주말글 찾기 공모전 수상작을 발표했는데요. 손창현이 대상 수상자로 발표됐습니다. 제가 이 센터에다가 손창현이 그 손창현이 맞냐고 물었는데요. 그 순간까지 센터는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았습니다. 제가 설명을 하고 손창현의 출품작 일부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고 글을 받아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곧바로 레포트 판매 사이드에서 똑같은 내용의 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 황보선: 선 기자가 손창현의 도용 사실을 잡아낸 셈이군요.

◆ 선정수: 유감스럽지만 그렇습니다. 도용 사실이 확인됐다고 알려주자 제주학센터는 손창현의 수상 공지를 철회하고 관련 보도를 내보낸 지역 신문들에 기사를 내려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100만원 상당의 부상이 걸려있는 공모전인데 검증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거죠. 구글에 검색 한 차례만 해봤어도 손창현의 도용작이 '대상'으로 선정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제주학센터는  "제주어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기 때문에 설마 도용한 작품을 출품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 황보선: 지난 1월에 떠들썩했을 때 정부는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 선정수: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문학상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 작품 도용을 방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현장에선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언한 '문학상 운영 매뉴얼' 또는 도작(표절) 방지 시스템과 관련된 지침을 받거나 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일일이 자료를 찾아보거나 누군가가 제보를 하지 않는 이상 작품 도용 사실을 밝혀내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런 허점을 손창현 같은 무리가 노리고 있는 거겠죠.

◇ 황보선: 손창현 본인은 뭐라고 합니까? 혹시 직접 취재 해봤습니까?

◆ 선정수: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통화를 했습니다. 손창현은 처음엔 도작 출품 사실에 대해

발뺌하다가 "여러 건의 소송이 진행돼 소송비용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습니다. 도작 때문에 소송이 걸렸는데 그 소송비용을 마련하려 또다시 도작을 한다는 게 말이 되냐는 물음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사과드린다.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면서 기사가 나가면 충격 받으실 것 같다면서 읍소를 하기도 했습니다. 사과 받아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죠. 작품을 도용당한 사람들과 불필요하게 오명을 뒤집어 쓴 상을 준 단체들이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이 사람에게는 용서보다는 죄의 대가를 깨닫게 해줘야 할 필요가 더 있어 보입니다.

◇ 황보선: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선정수: 고맙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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