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상승장서 소외됐던 LG화학·삼성SDI, 담아도 될까

한경우 2021. 10. 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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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불확실성 해소 및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MOU에 주목
"한국 양극재 기업 PER, 중국의 2배..외국인 롱숏 가능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차전지 산업 확장 기대감이 현실화되면서 소재기업의 주가는 급등했지만, 상대적으로 완제품 격인 셀을 만드는 기업들의 주가는 소외됐다. LG화학은 이어지는 전기차 화재로 인한 리콜 비용이, 삼성SDI는 해외 생산설비 구축에 소극적이었던 점이 각각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두 기업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리콜과 관련한 LG화학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미국 3위 전기차업체 스텔란티스가 LG화학·삼성SDI와 잇따라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면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LG화학은 83만1000원에, 삼성SDI는 72만7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코스피 3000선을 무너뜨린 조정장의 절정이던 지난 6일 종가와 비교하면 LG화학은 11.84%가, 삼성SDI는 9.16%가 각각 올랐다.

LG화학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전기차 리콜 비용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지난 12일 전한 뒤 주가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약 1조4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리콜 비용을 전부 LG그룹 측이 부담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에 약 7000억원의 충당금을 쌓기로 했다.

리콜 비용을 모두 LG그룹이 부담하고 이로 인해 LG화학은 3분기 실적이 기존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주가는 거침없이 올랐다.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지난 18일에는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고 북미 지역에 연산 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하는 업무협약(MOU)를 맺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 소식 이후에는 지난주의 급등 영향으로 주가가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외국인은 18~19일 이틀 동안 오히려 LG화학 주식 354억원 어치를 더 샀다.

전일엔 LG화학뿐만 아니라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하는 MOU를 맺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다만 합작법인이 구축할 생산설비의 생산능력을 비롯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셀 빅3 중 유일하게 미국에 공장이 없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투자 계획도 밝히지 않아 해외 생산설비 구축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한 7월27일 처음으로 미국 투자 계획을 공식화한 뒤 주가가 랠리를 펼치며 8월12일엔 81만7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타며 이달 12일에는 66만3000원으로 마감해 고점 대비 18.85%가 빠졌다.

배터리 셀 제조기업들 주가가 시들했던 이달 상순까지도 소재기업들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대표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9월에 들어선 뒤 전일까지 각각 41.48%와 88.60%가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과 1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지난달 체결한 영향으로,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을 거쳐 최종적으로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한다는 기대감으로 각각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너무 급하게 주가가 급등한 탓에 증권가에서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양극재 업체들의 (지난달 이후) 주가 성과는 내년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62배의 평가로 이어졌다”며 “중국 양극재 업체들의 PER 33배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높은 프리미엄을 챙기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양극재 업체들의 장기성장성이 한국 배터리 고객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중국의 양극재 업체들도 중국 배터리 고객사의 증설에 따른 물량 기대감으로 비슷한 성장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지난달 유례없는 중국 전기차 판매 성과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PER을 보이는 중국과 한국간의 롱숏 페어 트레이딩 기회의 명분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고평가 상태인 한국 양극재 기업의 주식을 파는 대신 중국 양극재 기업 주식을 사면서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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