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통산 170승 투수, 마운드와의 작별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김하진 기자 2021. 10. 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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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주니치 마쓰자카 다이스케. 스포츠경향DB


일본의 전설적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41·세이부)가 눈물의 은퇴식을 치렀다.

마쓰자카는 지난 19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메트라이프돔에서 열린 닛폰햄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한 타자만 상대했다.

닛폰햄 곤도 겐스케에게 초구 118㎞ 높은 공을 던진 뒤 2구째 118㎞공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3구째, 4구째, 그리고 5구째까지 볼 판정을 받았다. 최고 구속은 118㎞에 머물렀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츠닛폰인 20일 전한 이날의 은퇴 경기에 따르면 마쓰자카는 경기 후 야구장을 한 바퀴 돈 뒤 아무도 없는 마운드로 걸어갔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고 오른손으로 투구판에 손을 올렸다.

마쓰자카는 “지금까지 던진 마운드에 ‘감사합니다’라는 생각을 전했다”고 밝혔다.

등판 전 기자회견에서 가족에 관한 눈물을 흘렸던 마쓰자카는 경기 후에는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 22년전 닛폰햄과의 프로 데뷔전에서 155㎞의 공을 던졌던 기억을 떠올린 마쓰자카는 이날 공을 던지면서 야구를 그만 두게 된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그러면서 “오늘 잡은 스트라이크는 야구의 신이 해 주셨다”며 말했다.

마쓰자카는 2020년부터 오른팔이 저리는 증상에 시달렸다. 수술대에 오른 뒤에도 팔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글러브를 내려놓게 됐다. 당시의 감정을 떠올린 그는 “사실 던지고 싶지 않았다. 더이상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라며 털어놨다. 하지만 “마지막 마운드에서 마쓰자카를 보고 싶다”는 주변의 말을 득고 결심을 바꾸게 됐다.

5살부터 시작된 야구 인생을 마감한 마쓰자카는 “야구를 좋아하는채로 끝나서 좋았다”고 말했다.

고교생이던 1998년 고시엔(일본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이미 전국구 스타가 된 마쓰자카는 1999년 세이부에 입단해 16승 5패 평균자책 2.60을 올리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2006년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108승 60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한 마쓰자카는 2007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5111만1111달러의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제시하며 영입에 성공했다.

보스턴, 클리블랜드, 뉴욕 메츠에서 생활하며 메이저리그 통산 56승 43패 1세이브 평균자책 4.45를 올렸다. 기대감을 채우지는 못한 성적이었다. 2015년 일본으로 돌아와 소프트뱅크와 계약한 마쓰자카는 2018년 주니치로 이적해 6승(4패)을 거두며 재기 가능성을 알렸다. 그러나 어깨, 허리 등 부상이 이어졌고 2020년 친정팀 세이부로 돌아온 뒤에는 1군 마운드에 서지도 못했다. 19일 은퇴 경기가 세이부 복귀 후 처음이자 마지막 등판이다.

마쓰자카는 일본에서 114승, 미국에서 56승을 거뒀다. 미·일 통산 성적은 170승 108패 2세이브 평균자책 3.53이다.

국제무대에서도 마쓰자카는 일본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마쓰자카는 2006년과 2009년 1·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모두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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