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니 인기 끄는 배당주..어떻게 옥석 가릴까
증권가 "은행·보험 꾸준히 사라"
최근 증시가 요동치면서 안정적인 성과가 장점인 배당주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선 배당주에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증시 변동폭을 키운 요인 중 하나인 금리 상승 이슈만으로 주식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과 배당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업종으로 은행·보험주를 꼽고 있다. 대표적 고배당주이면서도 금리 상승이 오히려 수혜로 작용해 주식 하락에 따른 리스크가 작다는 분석이다.
변동장에 배당주펀드로 '뭉칫돈'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최근 6개월간 국내 261개 배당주펀드로 493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 1조2204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이슈와 더불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요동치자 안정적 수익이 기대되는 배당주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여기에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국내에 출시된 배당주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미국의 우량 배당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펀드'로 6개월 만에 1577억원가량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미국의 경우 분기 배당이 더욱 활성화돼 있다는 점이 투자자의 발길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중 약 75.6%가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배당주 펀드들은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6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북미생산유전고배당펀드'로 44.5%에 이른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50%를 훌쩍 뛰어넘는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베트남고배당IPO펀드'가 30.1%,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분기배당형에너지인프라MLP펀드'와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글로벌블루칩배당인컴혼합펀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펀드'가 각각 18.8%, 12.4%, 11.2%의 수익률을 내면서 뒤를 이었다.
은행·보험주 '조금씩 사 모을 때'
증권가에서는 지금처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선 배당주 투자가 효과적이라면서도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업종이나 종목을 잘 골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분위기가 증시 유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배당 이익과 별개로 금리 인상 악재를 피할 수 있는 업종과 종목을 선택하라는 조언이다.
실제 은행·보험·증권주는 모두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히지만, 금리 인상 이슈로 이들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증권업종의 경우 은행·보험업종과 달리 금리 상승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부진한 모습이다.
통상 금리 상승 시 은행업종은 예대마진이 늘어나 수익성이 좋아지는 반면 증권업종은 거래가 줄어들어 관련 수수료가 급감하고 채권 평가 손실도 발생한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가치 변동이 적은 고배당주가 선호된다"며 "지난 2013~2014년 테이퍼링 이슈가 발생한 시점의 주가 흐름을 보면 은행 등 대외변수에 덜 민감한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이 집계한 업종별 배당수익률을 살펴보면 은행의 배당수익률이 5.1%로 가장 높고, 이어 증권 4.2%, 통신서비스 3.5%, 전기 3.3%, 비철금속 3.2% 순이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주는 증시 변동성이 크거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다"며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안전 마진'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외 금리가 상승 무드를 탄 가운데 은행·증권 등 대표적 고배당주는 금리 상승과 고배당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업종"이라며 "통상 10월이 배당주 매수 적기인 점을 감안할 때 은행·증권주나 배당주 펀드를 조금씩 모아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강신애 (ksa@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