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탐사선 '루시', 63억km 대장정.. 태양계 기원 밝히나

유지한 기자 입력 2021. 10. 20. 08:00 수정 2021. 10. 2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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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규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가 태양계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지난 16일 우주로 떠났다. ‘행성 고고학 탐사선’이라 부르는 루시는 이날 오전 5시 34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제41 우주발사장에서 아틀라스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앞으로 12년간 목성까지 날아가면서 소행성 8개를 탐사할 예정이다. 이동 거리가 총 63억㎞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우리는 소행성을 연구하기 위해 이렇게 멀리 간 적이 없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태양계의 형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6억년 전 태양계 생성 당시 추적

루시라는 이름은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320만년 전 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화석의 애칭에서 땄다. 당시 발굴단이 자주 듣던 비틀스 노래가 ‘다이아몬드와 함께 하늘에 있는 루시(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였다고 한다. 인류의 조상 화석인 루시처럼 탐사선도 태양계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길 바라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

나사의 과학자 톰 스태틀러는 루시 프로젝트를 행성 고고학에 비유했다. 루시가 향할 소행성은 목성 궤도와 그 안쪽에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작은 천체다. 소행성은 행성과 달리 46억년 전 태양계 형성 당시 성분을 그대로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이 소행성에서 태양계의 기원을 찾는 이유다.

이를 위해 나사는 9억8100만달러(약 1조1600억원)를 들여 루시를 개발했다. 루시에는 암석 표면의 온도를 측정할 적외선 분광기, 얼음과 광물에서 방출되는 빛을 감지하는 컬러 카메라 등이 탑재됐다. 소행성에서 100~900㎞ 떨어진 곳까지 근접해 모양과 밀도, 표면 특징, 구성 물질, 온도 등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동력은 양쪽으로 펼쳐진 지름 약 7m의 원형 태양광판에서 얻는다.

◇100년 만에 트로이군 소행성 첫 탐사

먼저 루시는 2025년 4월 목성과 화성 사이 소행성대(소행성 벨트)에 근접하며 첫 임무를 수행한다. 지구 중력을 이용해 태양 주위를 3번 돌고 소행성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루시가 만날 첫 소행성은 ‘도널드 요한슨’이다. 약 1억년 전에 더 큰 소행성에서 쪼개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루시는 2027년 8월부터 이전에 한 번도 탐사한 적이 없는 트로이군(群) 소행성을 찾는다. 트로이군 소행성은 1만여 개다. 태양과 목성의 중력이 힘의 균형을 이뤄 중력이 0이 되는 라그랑주점(L4, L5)에 붙잡혀 있다. 100년 전 처음 발견되기 시작한 이후 소행성들은 트로이전쟁 영웅들의 이름이 붙었다.

트로이군 소행성 중 L4에 있는 ‘에우리바테스’부터 탐사가 시작된다. 에우리바테스는 ‘쿠에타’라는 지름 약 1㎞ 위성을 갖고 있다. 이후 루시는 2027~2028년에 걸쳐 ‘폴리멜레’ ‘레우쿠스’ ‘오루스’ 등 소행성을 탐사한다. 폴리멜레는 붉은색을 띠고 있고, 레우쿠스는 하루가 400시간인 소행성이다.

나사는 에우리바테스와 오루스를 비교하는 것이 이번 임무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두 소행성은 지름이 약 60㎞로 크기가 비슷하지만 표면 색깔이 다르기 때문이다. 회색의 에우리바테스는 탄소가 풍부하고, 붉은색의 오루스는 유기물질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루시는 다시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2033년 L5 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크기와 질량이 거의 같고 서로 공전하고 있는 ‘파트로클루스’와 ‘메노에티우스’를 탐사한다.

루시는 공식 임무가 끝나도 수십만 년 동안 트로이 소행성군과 지구 궤도 사이를 왕복한다. 나사는 이 점에 착안해 미래 지적 생명체가 루시를 발견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네모판 형태의 타임 캡슐을 실어 보냈다. 여기엔 태양계 천체와 루시의 궤도, 아인슈타인과 칼 세이건 등 유명 인사 19명의 메시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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