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韓·대만 반도체 의존하는 美 방식 불안..직접 만들어야"

인텔의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 공장 건설에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대만에 반도체 생산을 의존하는 미국의 방식이 “지정학적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18일(현지 시각) 악시오스에 따르면 겔싱어 CEO는 반도체 생산의 쏠림 현상이 ‘국가 안보’의 문제로도 이어진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 정부 지원금이 없다면 인텔이 반도체 제조 역량을 키울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겔싱어 CEO는 “만약 전 세계가 반도체 생산을 한 곳에만 의존한다면, 그것은 정치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다”며 “석유 매장지는 신이 결정하지만, 제조 공장을 어디에 둘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보다 가격이 30~40% 더 비싸서는 안 된다”며 “가격 격차를 줄여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퀄컴, AMD 등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를 생산에도 미국의 반도체 생산은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과 한국의 삼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몇년 전만 해도 전체 반도체 제조의 3분의 1을 차지하던 미국의 현재 생산 비율은 단 12%에 불과하다.

겔싱어 CEO는 “제조공장과 연구소 건설을 위해 현금을 제조공장과 연구소를 건설하기 위해 올해에만 200억 달러(약 23조5700억원)를 투자한다”며 미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겔싱어 CEO는 미국 정부의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문제가 미국의 디지털 미래 지배력과도 직결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인텔이 한국과 대만으로 대표되는 아시아 반도체의 생산 기술을 따라 잡으려면 520억 달러의 지원안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야심찬 계획을 완전 실현하려면 유사한 지원이 2차, 3차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상원에서는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를 투자하는 법안이 가결됐지만, 하원에서는 아직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