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헌 칼럼]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경제의 암초
美, 테이퍼링 등 긴축 움직임에
원자재값 급등따른 인플레 압박
가계부채 누적 금융시장도 불안
경제 연착륙 위한 정책혜안 필요
미국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꺾이면서 9월 소매 판매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9월 대비 19%나 증가하고,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29만 3000건)는 팬데믹 이후 최저로 떨어져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가 펼쳐지고 있다. 한국도 9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7만 1,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가 전체 인구의 64%(10월 16일 기준)에 육박하면서 ‘위드(with) 코로나’로의 방역 체계 전환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 경제의 견고한 회복 및 연착륙을 저해하는 암초들이 곳곳에 있어 일상생활의 단계적 회복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첫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급속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및 금리 인상을 조기에 시행하는 ‘긴축 시계’가 임박함에 따라 한국 경제도 유동성 긴축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속적으로 5%를 넘었을 뿐만 아니라 석유·에너지 가격, 임대료 등이 줄줄이 상승했다. 또한 공급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서 물류대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고 예측보다 강도가 세고 지속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한은)은 미국의 유동성 긴축 및 국내 금융 불균형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난 8월 0.25%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오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한은이 유동성 긴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가계 부채 비율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거나 대출을 조이면 금융 취약 계층에는 직격탄이 될 우려가 있다. 또한 코로나19 충격으로 크게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 피해·취약 계층의 업력 회복 및 경제활동 재기를 위해 여전히 경제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위한 재정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이들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경기 둔화로 이어져 경제정책에 엇박자를 빚을 수 있다. 따라서 한은은 유동성 긴축에 대한 기조를 유지하되 상기 이슈들이 향후 금리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선제적 검토 및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
둘째, 석유·가스·석탄 및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균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겨울에는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천연가스는 올 들어 120% 치솟아 사상 최고다. 중국의 전력대란으로 중국 공장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위험까지 언급되고 있다. 한은 연구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이 약 10% 상승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는 최대 0.2% 오르고 이 충격의 여파는 장기간 지속된다. 우리나라는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비용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 10월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8% 증가했고, 소비자물가지수도 5월 이래 월평균 2.5%를 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제활동이 재개되기도 전에 급속한 인플레이션이 강타한다면 한국 경제의 회복은 지체된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미국과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 최대 교역국인 한국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셋째, 자산 버블 및 가계 부채 누적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이다. 지난 4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자산 버블의 우려가 높고 한국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05%에 육박해 선진국 평균(79%)보다 훨씬 높아 부채 누적도 우려된다. 중국 헝다기업의 부실 위험과 공급대란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우리의 가계 부채 취약성이 부각되면 한국 금융시장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약한 고리로 지목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에 한국 경제 연착륙을 위해 암초를 헤쳐나갈 정책적 혜안이 필요하다.
김상용 기자 kim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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