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억 웹소설 작가의 성공 비결 "흔한 소재도 '내 스타일'로..읽기 쉽게 씁니다"
누적 다운로드 횟수 1억 돌파..웹툰으로도 제작 돼
"어려운 한자어 최소화, 세심하게 독자 배려하려 노력"
"장기 연재엔 건강 필수..직장인처럼 규칙적 생활"
웹 소설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2013년 100억 원 수준에서 2019년 5,000억 원으로 급성장했고, 지난 해엔 다시 6,0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올해 역시 더 커질 것으로 확실 시 된다. 하지만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모든 웹 소설 작가가 잘 나가는 건 아니다. 시장이 커질수록 시장 참여자는 늘고, 경쟁도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적 매출 100억 원, 다운로드 1억 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작가가 있다. 무협 웹 소설 ‘화산귀환’의 작가 비가다. 수많은 웹 소설 작가와 작가 지망생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비가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인기 웹 소설 작가로 성공한 비결에 대해 소상하게 들려줬다.
먼저 무협 장르에 입문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물었다. 비가는 “웹 소설이란 개념조차 없던 시절, 집 앞 도서 대여점에서 만화란 만화는 모두 다 빌려 봤다”며 “순정 만화까지 독파한 후 더는 읽을 게 없어져 소설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그때 용대운 작가의 ‘태극문’을 처음 접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만약 그때 제가 읽은 첫 무협작품이 태극문이 아니었다면 제 인생이 지금과는 꽤 달랐을 거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며 “다른 장르도 꾸준히 써 보는 편이긴 한데, 아직 제 손에는 무협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화산귀환’의 출발점에 대해 질문했다. 화산귀환은 전설의 무인이 어린아이로 환생해 망해 버린 자신의 문파를 부활시키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다. 비가는 “딱히 계획이 있던 건 아니었고, 동료 작가와 글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런 스타일의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둥의 대화를 나누다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1화를 쓴 게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써 놓고 나니 글 스타일이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서 살을 불려 나갔고, 화산귀환이라는 작품이 나오게 됐다”고 답했다.
비가는 ‘자신 만의 스타일’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그는 “환생이라는 소재는 이제 한국 무협계에서도 흔히 쓰이는 클리셰”라며 “색다른 무언가를 보여 주려 애쓰기보다는 익숙한 것들을 제 스타일로 녹여 내는 데 집중했다. 참신함은 분명 좋은 무기지만, 자신에게 맞는 색이라는 게 있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무협 소설 뿐 아니라 웹 소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친절함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비가는 “웹 소설의 강점은 독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독자가 글을 읽기 위해 무언가를 공부해야 한다는 건 크나큰 단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대한 무협 고유 용어와 한자어를 줄이고, 무협을 처음 보는 독자분들도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다양한 독자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비가는 “글을 쓰는 작가가 ‘무협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는 알겠지’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게 되면 기존에 무협을 알고 있는 사람들만 독자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글을 쓰는 사람들은 독자들을 섬세한 배려해야 한다. 더 쉽고 더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 연재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강과 규칙적인 생활이 필수라고도 조언했다. 화산귀환의 경우 2019년부터 연재 중이다. 비가는 “다른 작가들도 그런 경향이 있는 듯 한데 예전에는 주로 새벽에 작업을 하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새벽에 글이 조금 더 잘 써지는 편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장기 연재를 하다 보니 한 편을 쉽게 뽑아내는 것보다는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답했다. 그는 “생활 패턴이 불규칙해지면 장기적으로는 체력이 떨어진다. 지금은 직장인처럼 아침에 출근하고 밤에 퇴근하는 생활 패턴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인처럼 야근도 많이 하는 편”이고 덧붙였다.
화산귀환은 큰 인기에 힘입어 최근 웹툰으로도 제작돼 연재 중이다. 이에 대해 비가는 “일반적인 웹툰에 비해 무협 웹툰은 그림 작가의 부담이 워낙 큰 장르다 보니, 과연 이게 제가 원하는 대로 표현이 될까 우려가 컸다”며 “웹툰이 너무 만족스럽게 나와 저도 매주 수요일 즐겁게 챙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웹소설 작가 지망생들에게 격려의 말도 전했다. 비가는 “감히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써 작가를 지망하시는 분들이라면 지금 본인들이 쓰는 글이 ‘내가 쓰고 싶은 글’인지 ‘독자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인지를 고민해 보라”고 전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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