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온도를 낮춰주는 나무 베지 말아요"

최우리 2021. 10. 2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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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소리쳤지만 이미 동생 손에는 나뭇잎이 가득 달린 나뭇가지가 있었어요.

동생은 나무 위에 꺾은 나뭇가지를 다시 살포시 올리며 나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어요.

묵묵하게 지구를 지켜주고 있는 나무를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어요.

흔하디 흔한 게 거리와 숲의 나무같지만 나무 한 그루의 소중함을 발견한 시민들은 말 없는 나무를 위해 대신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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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기후일기][어린이 기후일기]
부산 안우진(8)군
부산에 살고 있는 안우진(8) 군은 나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꿔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난 주말에는 가족들이랑 공원에 놀러 갔는데

동생이 갑자기 나무들 사이로 뛰어 가더니

헉...! 아무렇지 않게 나뭇가지를 꺾는거에요!

“안돼!” 소리쳤지만 이미 동생 손에는 나뭇잎이 가득 달린 나뭇가지가 있었어요.

아빠는 저와 동생을 번갈아 보시더니, 찬찬히 설명해주셨어요.

우리 눈에 보이진 않지만,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뜨거운 공기들을 흡수해주고,

우리가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게 열심히 숨 쉬고 있고,

우리가 시원한 여름을 보내려면 나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동생은 나무 위에 꺾은 나뭇가지를 다시 살포시 올리며 나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어요.

묵묵하게 지구를 지켜주고 있는 나무를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어요.

나무야 고마워!

“지구의 온도를 낮춰주는 나무야. 고마워!”

부산에 사는 안우진(8)군은 일기의 제목을 이렇게 적었다. 등산가기 참 좋은 계절, 가을이면 나무의 고마움을 더 잘 느끼게 된다. 계절마다 잎을 새로 틔우고 떨구고 색을 바꾸는 나무 덕분에 우주의 시간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무를 너무 쉽게 베어내고 꺾어버린다.

오래된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아름드리 큰 나무를 베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시민들이 있었다. 흔하디 흔한 게 거리와 숲의 나무같지만 나무 한 그루의 소중함을 발견한 시민들은 말 없는 나무를 위해 대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도시의 가로수 관련 기사를 꾸준히 쓰고 있는 김양진 <한겨레> 기자는 집·회사 근처 가로수의 이름을 확인하고, 잎·꽃·줄기 등을 관찰해볼 것을 권한다. 그러면 나무가 지구 생태계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생명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21일 산림청은 올해 초 발표한 30억 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어서 공기 중에 배출된 온실가스를 흡수하겠다는 ‘탄소중립 전략’을 수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산림청의 발표 역시 시민들의 요구로 원점에서 재검토에 들어갔는데, 오래된 나무의 가치를 인정하라는 시민들의 요구와 산림 자원 이용 등 산림 경영 측면에서 이 요구를 어떻게 정책으로 수용할지 지켜봐야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한겨레>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미래세대를 응원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기후·환경을 걱정하고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어린이들 목소리를 온라인으로 매주 전합니다. 어린이들이 쓴 ‘기후일기’를 읽다 보면 입꼬리가 올라가고 마음이 착해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된 뒤 잠시 잊고 지내던 자연·환경의 가치를 떠올리는 시간 여행을 떠나보시죠.

<한겨레> 기후변화팀 이메일(climate@hani.co.kr)로 어린이가 쓴 기후일기와 그림, 사진, 영상 등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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