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AMC, 이제는 우라늄(?)..개미들 시장 판도 바꾼다

송경재 2021. 10. 20.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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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프랑스 알자스의 훼센하임 원자력 발전소에 지난해 2월 20일(현지시간)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다. 로이터뉴스1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제 우라늄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게임기 소매체인 게임스톱, 미국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홀딩스 등에 열광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던 개미 투자자들이 심각한 전력난 속에 원자력 발전에 주목하고 발전 연료인 우라늄에 투자하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이에따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붕괴 사고 이후 폭락한 뒤 지난 10년간 지지부진한 가격 흐름을 보였던 우라늄이 개미들의 가세로 급등세를 타고 있다.

10년간 조용했던 우라늄 시장 들썩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이하 현지시간) 개미 투자자들이 전세계 전력 생산의 10%를 담당하는 원자력 발전 연료인 우라늄 시장의 모습을 바꾸고, 관련 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라늄 가격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이 탈원전을 선언하는 등 각국의 원전 경계가 높아지면서 지난 10년간 낮은 상태를 지속했다. 그러나 올들어 전력난과 개미 투자자들의 가세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라늄 가격을 추적하는 UxC에 따르면 우라늄 현물 가격은 8월초 파운드당 32.25달러에서 지금은 47달러로 급등했다. 2007년 사상최고치 137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가 가파른데다, 전력난이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가격이 더 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주도세력 기관투자가 → 개미로
우라늄 시장은 그동안 기관투자가들의 독무대였다.

우라늄 수요자인 발전소를 거느린 유틸리티 업체들, 우라늄 공급자인 우라늄 광산업체들, 그리고 전문적으로 우라늄을 다루는 트레이더들, 헤지펀드,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이 시장을 좌우했다.

그러나 연초 주식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개미 투자자들이 이제 우라늄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주식정보 등을 주고 받는 인터넷창 레딧에서 개미 투자자들은 이제 게임스톱, AMC 등보다 우라늄에 관해 더 많이 얘기하고 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캐나다 자산운용사인 스프로트자산운용이다. 스프로트는 올 여름 토론토 주식시장에 우라늄에 투자하는 신탁펀드를 상장해 개미 투자자들이 우라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일반 주식처럼 우라늄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된 개미 투자자들이 스프로트의 우라늄 신탁에 몰리면서 7월 상장한 이 신탁 주가는 그동안 49% 폭등해 12.49달러까지 올랐다.

스프로트, 카자톰프롬 등 우라늄 매수
스프로트는 우라늄을 닥치는대로 사모으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시장에 쌓여있던 재고를 싹쓸이했고, 이후 우라늄 가격은 변동폭이 급격히 높아졌다.

우라늄 시장이 활기를 띠자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카자흐스탄도 숟가락을 얹었다.

카자흐스탄 국영 광산업체인 카자톰프롬은 18일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투자업체 겐치글로벌과 함께 자체 우라늄 펀드를 설립했다.

기관투자가나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우선 5000만달러를 끌어들여 우라늄을 사들이기로 했다. 이후 규모를 5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프로트가 신탁펀드 출범 이후 시장 수급과는 동떨어져 마구잡이로 우라늄을 사들이고 있어 시장 변동성을 높인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또 다른 대형 우라늄 펀드가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스프로트, 우라늄 16억달러어치 보유
UxC의 조너선 힌지 사장은 카자흐스탄 펀드가 현물시장의 우라늄 물량을 추가로 빨아들일 것이 틀림없다면서 아직 수요를 찾지 못한 우라늄이 있다면 이 역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펀드는 스프로트에 비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

스프로트가 지난달 10일 2차 주식 발행을 통해 최대 10억달러를 끌어들이면서 덩치를 크게 키웠기 때문이다. 현재 스프로트는 우라늄을 16억달러어치 넘게 보유하고 있다.

덩달아 뛰는 우라늄 관련주
우라늄 관련주들도 덩달아 뛰고 있다.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캐나다 우라늄 대기업 카메코는 이달에만 20% 넘게 상승하는 등 올들어 상승폭이 2배에 육박한다. 역시 캐나다 우라늄 광산업체인 데니슨마인스 역시 이달 27%, 올 전체로는 3배 가까이 주가가 폭등했다.

우라늄 현물에 투자하는 또 다른 투자회사인 옐로케이크 주가는 올들어 런던 주식시장에서 54%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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