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콜센터 정규직화 위해 별도기관 만들기로

곽래건 기자 2021. 10. 2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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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만들어 직고용하라" 정규직노조 반발에 절충안 마련

공단 이사장이 단식까지 나설 정도로 갈등을 빚었던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직원들 직접 고용 문제가 공단 아래 별도 기관을 만드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추진 과정에서 공공기관 아래 별도 기관을 만들어 대상자를 채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건보공단 콜센터 직원 1600여명 직접 고용 문제를 논의해 온 ‘사무논의협의회’는 이 같은 방침을 사실상 확정하고, 노조들을 대상으로 최종 설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에는 노조들과 노사 전문가, 공단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는 오는 21일 마지막 회의를 열어 이 방침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건보공단은 2006년 업무를 외주화한 콜센터 직원 1600여명을 공단이 직접 고용해야할지를 놓고 최근까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추진하며 민간에 위탁한 콜센터 업무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시켰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는 공단 직접 고용을 요구했지만, 같은 민노총 소속인 정규직 노조는 ‘공정하지 않으니 자회사를 만들어 고용하라’며 반대했다. 양측 갈등이 커지자 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지난 6월 “대화로 문제를 풀자”며 단식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소속 기관’은 절충안이다. 건보공단과 이름이 다른 기관이면서, 완전한 민간 회사인 자회사도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회사는 공단과 별개 법인이지만 소속기관은 공단과 동일한 법인이다. 다만 예산 편성, 인사·보수 체계 운영 등을 별개로 할 뿐이다. 이 때문에 이번 안이 실제로는 직접 고용과 다름없다는 해석이 많다. 노동계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 반발로 공단과 칸막이가 쳐진 별도 기관을 만들었지만, 결국 공단 소속”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장 정규직 직원들은 ‘우리 의견이 묵살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공공기관이 하나 더 만들어지는 셈이라 정부가 이를 승인해줘야 하는 문제도 있다. 또, 어떤 절차를 거쳐 채용할지를 추가 논의해야 하는 데다, 이 과정에서 탈락자 문제를 놓고 양측 노조의 반발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케어’ 여파로 건강보험 재정이 2018년 적자 전환하고 향후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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