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南 뒤통수 때릴 '신형 SLBM' 완성한듯

원선우 기자 2021. 10. 2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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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8번째 미사일 도발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으로 추정된다. SLBM은 수중에서 적의 감시망을 피해 은밀히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이번 미사일은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고 남한 전역과 일부 주일 미군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신무기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SLBM 개발을 거의 완성하고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19일 오전 10시 17분쯤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SL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비행 고도는 60㎞, 사거리는 590㎞로 관측됐다. 북한의 SLBM 발사는 2년 만이다.

합참은 비행 고도와 사거리로 볼 때 북한이 이날 남한을 겨냥한 신형 ‘미니 SLBM’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발사했던 북극성-1형(2015년)과 3형(2019년)보다 비행 고도가 한참 낮기 때문이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극성 계열은 고각으로 발사해 고도가 900㎞까지 올라갔다”며 “이번에는 단거리 SLBM 시험 발사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11일 조선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무기 전시회에서 ‘미니 SLBM’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1월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한 북극성-5형 SLBM(직경 1.8m)은 물론 북극성-1형(직경 1.1m)보다 작은 크기였다.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SLBM으로 개량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1년10월 북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신형 미니(소형) SLBM(북극성 1형 오른쪽). KN-23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SLBM으로 개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저고도 변칙 기동’이 특징인 KN-23은 기존 한미 미사일 방어망으론 탐지·요격이 쉽지 않다. 이를 전략 무기인 SLBM으로 개량했다면 커다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SLBM이 ‘변칙 기동’을 했는지에 대해선 “정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건조를 끝낸 3000t급 잠수함이나 건조 중인 4000t급 잠수함에 북극성-5형에 비해 여러 발을 탑재할 수 있는 남한 타격용 소형 SLBM을 개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형 미니 SLBM 직경은 북극성-5형의 절반 수준이다.

실제 한미는 이번 SLBM 발사 지점이 해상(海上) 바지선보다는 수중(水中) 잠수함이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건조를 끝낸 신형 잠수함이 아니라 구형 고래급(2000t) 잠수함이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신형 ‘미니 SL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면 방어가 취약한 남한의 측·후방에서 SLBM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이 한반도로 들어오는 관문인 유엔사 7개 후방 기지 등 주일 미군까지 겨냥한 ‘뒤통수 때리기’용 전략 무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신종우 사무국장은 “육상과 수중에서 순항·탄도미사일과 SLBM을 섞어서 타격한다면 전·후방이 교란되면서 요격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한편 이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때문에 한때 혼선이 있었지만,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 자산에 포착된 건 1발”이라고 했다. 한미는 이날 오전부터 북한이 SLBM 시험 발사 준비를 위해 동해상으로 이동하는 모습 등 발사 전후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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