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선의가 진실을 가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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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가 떠오르자 기업들도 '그린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는 환경친화적이지 않은 기업이 녹색경영을 표방하듯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Green Washing)'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별력은 점점 더 예리해지는 듯하다.
이처럼 환경을 외면하다가는 순식간에 기업가치가 훼손되다 보니 기업 측에서도 '녹색활동'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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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가 떠오르자 기업들도 ‘그린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5년 일회용 컵 제로화’를 선언하며 전국 매장에 리유저블컵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런데 컵의 소재가 결국 플라스틱 종류 중 하나인 폴리프로필렌(PP)으로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샀다.
실제로는 환경친화적이지 않은 기업이 녹색경영을 표방하듯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Green Washing)’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별력은 점점 더 예리해지는 듯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음을 우리는 늘 경계해야 한다. 의도는 선했을지언정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역시도 그린워싱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한 화장품회사는 화장품의 겉면을 종이 재질로 만들어 ‘Hello, I’m paper bottle’이라는 문구를 넣고 친환경 제품임을 강조했는데 실상 그 안에는 플라스틱병이 들어 있었다. 회사 측은 제품에 종이를 더해 플라스틱 사용을 절반으로 줄인 제품이라고 해명했지만 일부 소비자는 ‘모호한 표현으로 고객을 기만했다’며 불쾌해했다.
이처럼 환경을 외면하다가는 순식간에 기업가치가 훼손되다 보니 기업 측에서도 ‘녹색활동’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녹색활동의 정의가 불명확해 이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 기준부터 정립될 필요가 있다. 지난해 6월 유럽연합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분류한 유럽연합 택소노미(EU Taxonomy)를 제정·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진정한 녹색 경제활동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해당 경제활동으로 자금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녹색분류체계안, 이른바 ‘K택소노미’를 추진 중이다. K택소노미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녹색산업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52개 경제활동에 대한 친환경적 판단 기준을 제시할 전망이다.
올해 말 발표할 예정인 K택소노미가 과연 그린워싱을 판별하고 기업의 자발적인 녹색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환경부가 단순히 유럽 사례를 벤치마킹할 게 아니라 한국 기업 활동과 금융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성공적으로 그린워싱을 감축해나갈 만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방향과 속도다.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는 선할지라도, 우리가 그 선한 의도만을 무한 신뢰하다 보면 자칫 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멀쩡한 산을 깎고 나무를 베는 것을 친환경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각자 하나씩도 충분한데 판촉 텀블러, 에코백이 집마다 넘쳐나는 걸 보면 문득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선의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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