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희와 박지원은 놔두라고' 그들은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정병민 입력 2021. 10. 1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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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 라인 밖에선 한없이 작아진다"

지금까지도 KBL 팬들 사이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신명호는 놔두라고’. 유도훈 감독이 작전타임 때 상대적으로 슛이 약했던 현 KCC 신명호 코치를 두고 했던 말이다.

10월 9일 KBL 정규리그 개막 후, 각 팀별로 4경기 많으면 5경기를 치른 상황이다. 많지 않은 경기임에도 벌써부터 상대 팀의 패턴과 성향, 외국 선수 분석 등 복합적으로 전력 파악이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원주 DB와 수원 KT. 두 팀의 경기를 유심히 살펴보면 더욱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음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다.

DB와 KT를 상대하는 팀들은 박찬희(190cm, G)와 박지원(190cm, G)을 상대로 계속 새깅 디펜스(외곽슛이 약한 선수에게 거리를 떨어져 하는 디펜스)를 적용한다. 두 선수 모두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쉽게 빼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DB 박찬희는 지난 17일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시작하자마자 가스공사 수비로부터 소외(?)받았다. 두경민은 맨투맨 수비였음에도 박찬희를 막지 않았다. 박찬희는 그 부분을 의식하고 주저 없이 공격했다. 하지만 림을 외면했다.

가스공사의 수비가 스위치 된 상황에서도 김낙현 역시 박찬희를 막지 않았다.

공격력 기복이 있는 박찬희에게 줄 득점을 주고 허웅과 김종규의 움직임을 최대한 봉쇄하겠다는 유도훈 감독의 계산된 판단이었다. 심지어 박찬희의 득점도 터지지 않았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니콜슨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김낙현과 두경민은 최대한 박찬희와 거리를 뒀다. 페인트존 근처에 위치해 수비했다. 박찬희를 버리고 팀 리바운드나 인사이드 더블팀 수비에 힘을 보탰다. 가스공사 가드진은 수비 이동 동선이 짧아졌다. 더욱 빠르게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었다.

또한 DB의 골밑에 공이 투입되면, 빠른 손질로 DB의 공격을 방해했다. 효과적인 수비였다. 이날 두경민과 김낙현은 12개의 리바운드와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박찬희의 슛은 후반전이 돼서야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들어갔다는 부분에 위안을 둘 수 있지만, 전반전에 감각을 빠르게 찾았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 부분은 DB의 개막전부터 지난 17일까지의 모든 경기에 똑같이 적용된다. 하지만 DB의 첫 패배였던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그 부분이 더욱 도드라졌다.

 


수원 KT 역시 지난 18일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4쿼터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을 펼쳤다.

이날 박지원의 수비는 주로 한호빈이 담당했다. 한호빈은 박지원과 철저하게 거리를 뒀다. 박지원의 슛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잽스텝으로 간간이 견제만 줄 뿐이었다. 대부분 인사이드의 도움 수비를 택하거나 돌파 루트를 차단했다.

그렇다고 박지원이 돌파로 득점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2쿼터 KT의 공격력이 정체된 부분에 한몫했다. 계속 들어가지 않는 슛에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었다. 주저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제 타이밍에 슛을 올라가지 못했다. 슛은 계속 림을 외면했다. 박지원의 슛이 1~2개만 성공했다면 KT는 더욱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같은 팀 내 정성우(178cm, G)도 한때 새깅 디펜스의 적용 대상이었다. 지난 시즌(19~20시즌 22%, 20~21시즌 30.5%)까지만 하더라도 슛이 좋지도 안 좋지도 않은 선수였다.

하지만 FA로 KT 유니폼을 입은 후 슈팅 연습량을 많이 늘렸고, 결과로 지난 5경기 동안 54.2%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 할수 있었다. 막아야 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하며, KT 상승세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박지원 역시 정성우 같은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슛이 없다는 약점이 있지만, 그들은 팀 내 없어서 안될 존재다. 팀원들과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팀을 이끌고 있다. 경기 운영과 철저한 수비력이 그들의 장점이다. 두 선수가 더 높이 날아오른다면 팀 성적도 보다 쉽게 정상으로 향할 수 있을 듯하다.

사진 제공= KBL, SPOTV 중계화면 캡쳐

사진 설명 = 첫번째 사진(왼쪽부터 박찬희, 박지원), 두번째 사진(원주 DB 공격), 세번째 사진(박지원 공격), 마지막 사진(KT 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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