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치는 잘해' 논란 윤석열 "권한위임 측면..쿠데타-5·18 잘못 분명 말했다"

한기호 2021. 10. 1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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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부산일정 중 "全 쿠데타-5·18 잘못 빼면 '정치 잘했다' 호남 분들도 말해"
洪 "국가 대사 논하기가 창피" 元 "천박·한심한 지도자 철학" 劉 "입만 벌리면 망언"
尹 "잘못 분명히 했는데 앞뒤 다 떼고 논란..권한위임 측면 말한 것"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산을 방문한 19일 연제구 부산개인택시조합을 찾아 택시 기사들과 간담회 후 구내 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광주 계엄사태)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건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초래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 해운대구갑 당원협의회를 방문, 당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을 뽑아서 적재적소에 두고 전 시스템 관리나 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소통하고 아젠다만 챙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왜 (전 전 대통령이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을 관리해봤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고 부연했다. 본인의 인사·조직관리 기조를 설명하면서 전 전 대통령이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경제정책 전권을 준 사례 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선후보가 즉각 페이스북으로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며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권 경쟁자들도 일제히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홍준표 의원은 "윤 후보의 '오늘도 아무말 대잔치'를 보면서 외신이 한국 대선을 '오징어 게임' 같다고 조롱하는 게 이해할 만하다"며 "이런 사람과 국가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이 분명한 원칙이 서 있을 때 세부적으로 알지 못하는 것도 용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사람만 잘 쓰면 된다'는 인식이야말로 수천년 왕조시대의 왕보다도 못한 천박하고 한심한 지도자 철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은 위 두 가지 원칙을 위배했다"며 "불법적 폭력을 일으켰으며 심각한 부패의 장본인이 됐다"면서 "군사 쿠테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하였을 뿐만 아니라 헌법 정신을 망각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승민 전 의원 측 권성주 대변인은 "윤 후보는 1일 1망언 후보를 넘어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 후보가 됐다"며 "자신의 실력 부족을 덮기 위해서이든, 당 후보가 되기 위한 극단적 우클릭이든,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 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호남을 심각히 모욕한 오늘 윤 후보의 망언은 그간의 그 모든 노력과 정성을 모두 거짓으로 만들어 버린 망언 중의 망언"이라고 쏘아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경남도당 사무실에서 대선캠프 경남선대위 임명식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뭐 내가 얘길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어서 한다"며 "거기에 대해서 더 이상 말 안 하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얘기한 걸 잘 보시라"며 "(집권 기간) 7년 동안 그분(전 전 대통령)이 잘못한 거 맞다. 그러나 뭐 다 잘못한 건 아니지 않냐"며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고 '권력의 권한 위임'이란 측면에선 그 후에 대통령들도 배울 점이 있다는 얘기들은 전문가들이 다 하는 얘기고, 호남 분들 중에도 그런 말씀 하는 분들이 있다"고 부연했다.

윤 전 총장은 "저한테도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대통령이 되면 다방면에 조금씩 아는 것 갖고 나서지 말고 최고의 전문가들한테 맡기라'는 문자를 보내주시고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 얘기가 영·호남 차이가 있겠나. 잘한 부분은 잘한 거고, 잘못한 건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하지 않았냐"며 "그거 갖고 논란한다는 자체가,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어서 (논란 삼는다)"고 토로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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