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감 나의 판정승' 자평한 이재명 "태산명동 서일필..이제 쥐를 잡을 때"

20일 국토위 국감도 '초과이익 환수' 놓고 공방 벌일 듯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의 1차 국감 ‘정면 돌파’를 두고 이 후보와 민주당은 ‘판정승’이라고 자평했다.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대상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공세는 무뎠던 반면 이 후보는 충분히 해명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대장동 의혹이 완벽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이 후보가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 후보는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 ‘태산명동 서일필’ 이제 쥐를 잡을 때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행안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도 새로운 의혹은 나오지 않았고 ‘국민의힘 게이트’가 부각된 상황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돈다발 사진’의 진위 논란만 불거져 오히려 수세에 몰렸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며 “국민의힘이 못했다. 새로운 의혹이 없었고, 이 후보가 자신있게 대응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SNS에 “김(용판) 의원은 사과하고 스스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라”고 썼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T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그렇게 못할 수가 없다. 상대에 대한 지피지기가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장 20일 국토위의 경기도 대상 국감은 이 후보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행안위 국감에서 판정패한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배임 혐의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민간업자) 초과이익 환수 규정을 왜 7시간 만에 삭제했느냐고 물으니 ‘삭제한 것이 아니고 실무자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며 “규정이 있다는 걸 알았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대장동 지구 개발 및 토지공급 계획은 시장 승인 사항인데도 5개 블록이 화천대유에 넘어갔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고 한 것은 국토위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공식 일정 없이 국토위 국감 준비에 몰두했다. 국토위는 1·2반으로 나뉘어 서울시와 경기도를 감사한다. 경기도를 감사하는 2반에는 이 후보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들이 포진해 있고 여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이 위원장을 대행한다. 국민의힘은 국토부 출신 김희국·송석준 의원과 대장동이 지역구인 김은혜 의원이 공격수로 나선다.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의원도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국감 후 이른 시간 내에 지사직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는 전날 “(사퇴는) 도민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