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AI와 일자리

안호기 논설위원 2021. 10. 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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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현대차그룹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지난 17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 공장을 순찰하고 있다. 스팟은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출입구 개폐 여부, 외부인 무단침입 등을 감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언젠가부터 인간이 기계와 일자리를 놓고 다투는 신세가 됐다. 1차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 중이던 1800년대 초반 영국 곳곳에서 벌어진 ‘러다이트 운동’이 시작이었다. 대량생산을 가능케 한 기계가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여긴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한 것이다.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산업혁명은 그 이면에 해당 직종의 노동자를 도태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전기 사용이 보편화한 1800년대 후반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한 1900년대 후반 3차 산업혁명 때도 사람이 하던 노동의 상당 부분을 기계가 대체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3차 산업혁명까지는 기계가 사람 일자리를 대신하는 것보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했다. 대량생산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해 수요가 늘고, 투자와 고용도 함께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를 낸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산업 간 융합을 통한 생산성 증대를 뜻하는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 들어섰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비관론자는 일자리가 사라질 것을 우려한다. 반면 낙관론자는 기술진보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고용정보원의 ‘2021 한국직업전망’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144개 직종 중 4종은 자동화로 인해 미래에 90% 이상 대체될 직업으로 분류됐다. 단순 음식업 종사자나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하역 및 적재 단순 종사자,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 등이 그들이다. 상대적으로 정교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직업일수록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개인의 관심은 전체 일자리 증감보다 내 일자리가 어떻게 되는가에 쏠린다. 2021 한국직업전망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로봇 저널리즘 등이 등장하면서 통계분석 기사를 비롯해 스포츠, 금융, 과학, 기상 등의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기자의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기자가 하는 업무 영역의 상당 부분도 AI에 내줘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을 10년 뒤에도 똑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전부 소멸시킬 수는 없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어떤 행태로든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은 확실하다.

안호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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