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보공단 콜센터 정규직화하려.. 자회사도 아닌 별도기관 만든다
공단 산하 '별도 기관' 설립해 고용하기로 절충
조합원 일부 반발 가능성도
공단 이사장이 단식까지 나서며 갈등을 빚었던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직원들의 직접 고용 문제가 공단 아래에 별도 기관을 만드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추진 과정에서 공공기관 아래에 별도 기관을 만들어 대상자를 채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는 ‘공단 직접 고용’과 다를 바 없지만, 정규직 노조와 청년층 반발을 피해가기 위해 이런 형식을 취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건보공단 콜센터 직원 1600여명 직접 고용 문제를 논의해 온 ‘사무논의협의회’는 이 같은 방침을 사실상 확정하고, 노조들을 대상으로 최종 설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에는 노조들과 노사 전문가, 공단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가 지난 6월 본격 논의에 착수한 지 약 4개월 만의 일이다. 협의회는 오는 21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이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은 2006년 업무를 외주화한 콜센터 직원 1600여명을 공단이 직접 고용해야할지를 놓고 최근까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콜센터 직원들이 소속된 고객센터 노조(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보고객센터지부)는 공단 직접 고용을 요구했지만, 공단의 기존 정규직 노조(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보공단 노조)는 ‘공정하지 않으니 자회사를 만들어 고용하라’며 반대했다. 양측 갈등이 커지자 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지난 6월 “대화로 문제를 풀자”며 단식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소속 기관을 만들어 채용한다’는 방안은 일종의 절충안이다. 건보공단과 이름이 다른 별도 기관이면서, 완전한 민간 회사인 자회사도 아니라는 것이다. 자회사는 공단과 별개 법인이지만 소속기관은 공단과 같은 법인이다. 다만 예산 편성, 인사·보수 체계 운영 등을 공단과 별개로 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안이 실제로는 직접 고용에 가깝다는 해석이 많다. 한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 반발로 공단과 칸막이가 쳐진 별도 기관을 만들지만, 결국 그 기관은 공단 소속”이라고 했다.
아직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쪽 노조원 중 일부가 반발할 가능성이 있고,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TF’에 보고돼 최종 확정된다 하더라도 추후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몇 명을 어떤 절차를 거쳐 채용할지, 이 채용 과정을 얼마나 까다롭게 할지 등에 대해선 사무논의협의회와는 다른 ‘노사전협의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다시 또 논의해야 한다. 채용 과정에서 일부 탈락자가 나와 일자리를 잃게 되면 반발이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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